경주 강진 및 서울 등 지진에도 늦장·부실 대응 논란
경주 지진 여파가 전국을 휩쓸었다. 사진은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내 영일대 해상누각으로 들어가는 영일교 입구 10여m 정도가 상당부분 균열돼 있다. 일요신문DB
[일요신문]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최대인 규모 5.8의 강진이 경주에서 발생한 가운데 13일 오전 경주에서 규모 3.2의 추가 여진이 발생했다. 이미 179차례의 여진은 물론 지진의 여파는 서울에서도 감지되는 등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경주 인근 뿐 아니라 남한 전역에서 감지된 이번 지진은 1978년 계기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여진 역시 관측이 시작된 후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한 2013년(93회)의 2배에 육박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의 규모가 큰 만큼 여진이 수일 또는 수십일 지속할 수 있고 언제 끝날지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13일 긴급 당정회의에서 고윤화 기상청장이 밝혔듯이 규모 6.5 이상의 지진은 가능성이 희박하며, 6.0 초반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고 청장은 “기상청은 여진을 모니터하면서 추가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감지되면 즉시 알리겠다”면서 “이번 지진 관측 후 27초 이내에 통보했는데, 통보 시간을 2020년까지는 10초 내외로 당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12일 오후 8시32분경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지역에서 5.8 규모 지진의 발생으로 경부선 열차 일부 구간 운행이 일시 중단되고 건물 벽과 교각 등이 갈라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에너지·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의 지진 피해는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저녁 늦게까지 지진의 영향으로 국민들은 불안감으로 밤을 지새기도 했다.
한편, 올 여름 폭염 등의 재난문자를 전국적으로 긴급통보했던 국민안전처에서는 이번 지진 관련 긴급재난 문자 등은 통보되지 않아 재난 예보와 대응에 부실 늦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앙부처 관계자는 지자체가 지진 등의 재난 발송에 대한 예측과 대응에 최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여러 부처가 지역별로 분산되었다며, 초기대응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세월호에 이어 여러 참사에 대한 정부의 재난 초기대응에 대한 비난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 등 인접국가의 지진피해를 보고도 대피시설이나 지진 건축설계 등에 대한 점검조차 미비한 상태여서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식의 비난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더구나 누구나 예상한 폭염보다 예측조차 어려운 지진에 대한 국민 공포는 더 크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