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고 싶은 ‘글로벌 중구’ 만들 것”
여성친화도시에 이어 아동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다양한 시책 역시 타 지역과 차별된 여성 청장만의 핵심 정책이다. <일요신문>이 윤 청장의 10년 구정을 살펴봤다.
다음은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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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추진한 사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보다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다. 10여년 전 대구의 도심을 대표하는 동성로에는 노점·업소에서 흘러나오는 혼탁한 음악 소음과 함께 그 중심에는 터줏대감처럼 불법노점이 이중 삼중으로 점거했다. 특히 도로 곳곳에 툭툭 튀어나와 있던 배전박스 등으로 시민들이 거의 통행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한전지중화사업과 동성로 공공디자인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무엇보다 동성로 주변에 산재된 160여개의 노점상 철거는 불가피했다. 철거 당시 서민들의 생계수단을 빼앗는다는 노점상들의 주장에 시민단체와 언론도 한 목소리로 동조하는 등 여론이 악화됐다. 연이는 농성과 시위가 확대되고 전노련 집회 등 수많은 충돌과 반목으로 한 때 상당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옳은 것을 설득하는 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기업형 노점상은 철저히 배제하고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서는 최대한 행정적 지원을 통해 구제하는 등 노점상의 생계문제와 동성로 정비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많은 대화와 설득을 진행했다. 생계형노점에 대해서는 디자인 가판대를 제공해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최대한 지원했다.
90년대 초 부도심 개발 붐 여파로 다소 침체됐던 동성로가 오늘날 하루 유동인구가 평일 50~60만, 주말 100만에 이른다. 이렇게 대구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거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이유를 꼽자면 2007년부터 시행한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 2010년부터 7년 연속 전국 지자체 단체장 공약이행률 평가 등에서 최우수 SA등급이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 노하우가 있다면
“모든 것의 핵심은 ‘사람’이다. 모든 행위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정점에 사람이 있고 지역주민이 있다. 10년 전 구청장 취임 시 ‘도심을 떠나간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중구, 주민이 살고 싶은 중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민들이 행복한 중구’를 만들기 위해 모든 사업을 구상할 때 600여 중구청 직원과 쉼 없이 소통하고 협의하여 결정한 후 사업을 추진했으며 8만 구민과도 끊임 없는 소통으로 결론을 도출했다.
소통을 통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행정을 이끌어 온 것이 오늘의 중구를 있게 한 것 같다“
- 도심재생사업 중 ‘대구근대골목’이 각광받고 있다.
“2006년 첫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대구는 관광불모지로서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정감어린 골목 곳곳에 숨겨져 있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와 함께 많은 분들이 오래된 건물들을 철거하고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도심개발을 원했다. 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파괴가 아닌 보존을 통한 도심재생으로 도시발전의 방향을 잡았다.
2007년부터 추진한 근대골목 디자인사업은 우리 선대들의 삶의 흔적이 담겨져 있는 골목에 창의적 디자인과 스토텔링을 접목해 ‘중구 근대로의 여행, 골목투어’라는 관광상품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2008년 연간 280여명에 불과했던 중구 관광객이 지난해 114만 5000여명으로 늘어나 관광불모지 대구를 전국적인 관광도시로 변모시키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도심공동화 현상과 함께 하루가 다르게 쇠락해지던 방천시장의 좁은 골목 옹벽 350m에 중구 대봉동이 고향인 가수 고 김광석을 콘텐츠로 활용해 조형물, 벽화거리를 조성하고 야외공연장을 건립하는 등 전통시장에 문화예술을 접목해 경제활성화를 이끌어 낸 ‘방천시장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조성사업은 또 하나의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지금 추진 중인 대구읍성상징거리, 순종황제어가길, 남산100년 향수길 조성사업들이 완료되면 중구는 근·현대 100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아주 매력적인 역사문화공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갈수록 급증하는 관광 수요의 증가에 발맞춰 중구만의 차별화된 관광정책이 있다면
“이곳은 오래된 관광지가 아니기에 방문객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속적인 관광인프라 확충과 함께 골목에 보다 풍부한 이야기를 입혀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한 중구만의 특색 있는 상품과 코스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달 8월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야간형 문화향유관광지로 선정돼 근대골목 일원에서 ‘2016 대구야행, 근대로의 밤 행사를 야간에 열었다. 각종 공연과 함께 체험, 투어프로그램 뿐 아니라 지역 주요 문화재와 문화시설 21곳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등 대구 근대 역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골목투어 코스와 도심 명소를 연결하기 위해 트롤리형 청라버스를 운행 중에 있다. 지금도 김광석 스토리 하우스 전시공간, 김광석 3D홀로그램 공연장을 조성 중에 있다.
골목투어 활성화를 위해 주민해설사 50여명이 1~ 5코스별로 4~7명씩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영어·중국어·일본어가 가능한 29명을 운영 중이며, 시민 참여 유도와 골목투어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현재 ’전문가와 함께하는 테마투어‘도 준비 중이다.
내년 김광석 길 인근에 공영주차장까지 준공되면 방문객들에게 더 나은 관광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중구가 여성친화도시 선정에 이어 ’아동친화도시‘로 가는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아동친화도시는 유엔산하기구인 유니세프에서 아동권리협약을 준수함으로써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고 모든 아동의 권리가 온전하게 보장받는 지역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2011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우리나라에 도입했고 지방자치단체와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2015년 9월14일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를 구성했다.
여기에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중구가 창립멤버로 참여해 현재 36개 지방자치단체가 가입했다.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앞으로 각 도시간 상호협조, 우수정책 공유, 아동친화사업을 위한 홍보 창구의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구의 영유아부터 고등학생에까지 이르는 아동은 지난해 7월말 기준으로 1만 857명이며 이는 중구 인구의 13.5%이다. 현재 청소년지원사업, 드림스타트사업, 도서관 확충, 학교교육지원, 영유아 건강증진사업, 안전한 통학로 조성 등 올해만 하더라도 아동을 위한 77개 사업이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들을 양육의 대상으로 보호와 교육에만 촛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참여의 기회를 부여하고 아동의 입장에 기초를 둔 지역사회 정책이 펼쳐져 나갈 때라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인식의 변화라는 생각하고 올해 공무원, 아동시설 종사자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아동권리교육을 실시, 아동친화도시 관련조례도 제정하고 아동실태조사 용역도 진행 중이다“
-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개발보급과 교육훈련을 위한 대책은
“현재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를 대상, 36억원의 예산으로 1600여명의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동절기인 3개월에도 계속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있다. 노인일자리 분야도 지역사회 환경개선 뿐만 아니라 노노케어, 각종 시설과 아동청소년안전 지킴이, 도서관도우미, 골목 및 숲 해설, 문화복지 공연 등 다양한 공익활동 사업들로 구성해 운영 중이다.
중구만의 특화된 ’은빛순라군‘은 지역 어르신들이 조선시대 전통의 순라군 복장으로 주·야간 순찰활동을 통해 어린이·여성 등의 안전귀가를 돕고 있다. 올해는 관광코스 안내 및 골목문화 해설도 함께 하고 있다.
매년 일자리한마당 행사를 열러 여성 및 중·장년의 취업 알선과 함께 어르신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힘쓰고 있다.
- 마지막으로 지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지난 여름은 ’대프리카‘ 신조어처럼 사상 유례없는 더위가 기승을 부려 많이 지치고 힘들었다. 남은 2016년 풍성하고 행복한 일 가득하시기 바라며 앞으로 즐거운 시간들로 채우시길 바란다.
지난 10년간의 성공적인 도심재생사업으로 떠나가는 중구에서 돌아오는 중구, 다시 찾고 싶은 명품중구를 만들고 관광불모지에서 연간 국내·외 114만 5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전국적인 관광도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도 구민 여러분이 함께 해 주셨기 때문이다.
앞으로 목표는 ’변함없이 주민이 행복한 중구‘를 만드는 것이며 ’자랑하고 싶은 중구, 다시 찾고 싶은 글로벌 중구‘를 만드는 것이다. 대구의 중심 중구가 대구의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주민 여러분이 계속 함께 해 주시기 부탁드린다“
대구=남경원 기자 skaruds@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