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광주 시민사회의 대표적 원로 인사인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조비오(조몬시뇰) 신부가 21일 오전 3시 20분 췌장암으로 선종했다. 향년 78세.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은 조 신부는 전남 나주, 진도, 광주 계림동 등 성당의 주임신부로 사목 활동을 했고, 광주전남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의장, 5.18 기념재단 초대 이사장, 조선대학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시민수습위원으로 활동하다 신군부에 의해 체포돼 고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이후에도 내란 음모 핵심 동조자로 찍혀 신군부로 부터 신체적 억압과 감시를 당하면서도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투신했다.
2006년 8월 31일 38년간 사목 생활을 퇴직하고 나서도 사회복지법인 소화자매원 이사장, 광주·전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등을 맡으며 통일과 민족화합, 사회복지운동에 주력했다.
2008년 1월 16일에는 국내에서 28번째로 고위 성직자 품위이자 교황의 명예 사제인 ‘몬시뇰’에 임명됐다.
고인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서울 대형병원에서 치료받다가 건강이 호전되지 않아 추석 연휴를 앞두고 퇴원해 광주로 돌아왔다.
빈소는 광주 임동성당 지하강당에 마련됐다. 고인은 오는 23일 전남 담양군 천주교공원묘원에 안장된다.
장의위원회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조화 대신 쌀 화환을 받아 농민과 생활이 어려운 시민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