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7~9일·14~16일 5개 축제 잇따라 개최, 중복·1회성 행사에 “과도한 예산 낭비” 지적
[세종=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세종시가 오는 10월에 5개의 축제를 잇따라 개최하며 6일동안 총 20억원을 투입키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각 축제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1회성으로 그칠 행사가 많아 ‘과도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세종시의 문화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10월을 ‘세종 방문의 달’로 지정하고, ‘제4회 세종축제’, ‘2016 민속문화축전’, ‘2016 문화의 달 행사’, ‘제2회 푸드트럭페스티벌’, ‘가을예술제’ 등 여러문화행사를 연계 운영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제4회 세종축제’와 ‘제2회 푸드트럭페스티벌’은 세종호수공원 일원에서, ‘세종민속문화축전’은 조치원 읍에서 각각 열린다.
같은달 14일에서 16일에는 ‘2016 문화의 달 행사’와 ‘가을예술제’가 세종호수공원에서 개최된다.
모두 6일 동안 진행되는 축제에 총 20억 6000만원이 투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과도한 예산 낭비’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각 축제에 들어가는 예산은 ▲세종축제 9억원 ▲세종민속문화축전 3억원 ▲문화의달 행사 6억원(국비 3억, 시비 3억원) ▲세종푸드트럭페스티벌‘ 1억원 ▲가을예술제 1억6000만원(시비 8000만원, 국비 8000만원) 등 이다.
특히 ’세종민속문화축전‘과 ’문화의달 행사‘는 각각 국립민속박물관과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 주관하는 단발성 축제로 세종시가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축제가 아니다.
실무담당자도 “두 축제는 올해만 하는 축제”라며 이를 시인했다.
세종시는 지난달 열린 ’무궁화 축제‘에서도 4억 5000만원을 사용해 ’과도한 예산집행‘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무궁화 축제는 세종시가 산림청에 공모해 개최한 단발성 축제로, 내년에 재개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춘희 시장은 “무궁화 도시로서의 대외적 위상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축제의 의의를 설명했지만 “1회성 축제에 적용하기 힘든 의미”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열리는 축제들의 목적과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세종축제‘는 한글과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 축제로 한글을 활용한 상품과 볼거리 전시회와 ’뮤지컬 ‘한글꽃 내리고’ 등 한글과 관련된 다양한 컨텐츠가 펼쳐진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열리는 ‘민속문화 축전’에서는 세종대왕 행차가 재현되며 ‘가을예술제’에서는 ‘한글·세종 주제 미술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또 ‘문화의 달 행사’에서는 한글 T셔츠 만들기, 한글유리벽예술체험, 자음모음 획득놀이 만들기 등이 열린다.
4개 축제의 성격과 프로그램이 대동소이하다. ‘세종축제’에 나머지 3개의 축제가 종속된 것처럼 느껴진다.
‘세종푸드페스티벌’의 경우 청년일자리 창출과 젊은 도시를 상징화 하기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샌드위치 만들기’, ‘청춘 방속국’, ‘미니콘서트’ 등의 기획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그 의도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같은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세종축제’의 뮤지컬, 노을 음악회 등의 공연 프로그램과 구별되지 않는다.
다른 축제와 차별성을 둘 수 있는 청년들의 창업을 도울 수 있는 ‘푸드트럭 인허가 안내’나 ‘푸드트럭 창업지원 부스’ 등은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다.
전국의 약 30개 푸드트럭 업체가 참가하는데 의의를 둬야 할 것 같다는게 이 축제를 바라보는 이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처럼 각 축제의 목적과 정체성을 해치며 연계개최 하면 비용절감 효과라도 유발돼야 하나 되레 각 축제의 예산은 늘어났다.
‘세종축제’는 지난해 8억에서 올해 9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세종푸드페스티벌’은 지난해 5000만원에서 올해 1억원으로 2배 증액됐다. 얇아진 지갑 때문에 세금조차 내기 버거운 시민들과는 상반돼 보인다.
세종시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전시성 행사와 지자체의 축제를 줄여야한다는 시민여론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6일동안 혈세 20억을 쓰며 “세종시의 정체성을 살리고 문화도시로서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이춘희 시장의 의도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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