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꼬띠아르·팰트로와 불륜설…자녀 양육방식 차이로 멀어졌단 주장도
할리우드 대표 커플의 파경 원인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다.사진은 2009년 8월 영화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프레미어 행사에 참석한 브란젤리나 커플. 로이터/뉴스1
지난 12년 동안 할리우드의 대표 커플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브래드 피트(53)와 앤절리나 졸리(41) 부부가 결국 파경을 맞고 말았다. 영원할 것 같던 사랑에도 결국 유효기간은 있었던 셈이다. 둘의 이혼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브란젤리나’라는 애칭까지 얻었을 정도로 할리우드의 파워 커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처음 만남부터 연인이 되기까지의 복잡다단했던 과정이 떠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이혼 신청을 한 것은 졸리 쪽이었다. 지난 19일, LA 법원에 제출한 이혼 소송 문서에서 졸리는 이혼 사유를 가리켜 ‘타협할 수 없는 차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을 통해 피트가 약물과 알코올을 남용하는 ‘나쁜 아빠’이기 때문에 “가족의 안정을 위해 이혼을 결심했다”는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피트 측은 즉각 반박하면서 “졸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 대형 커플의 이혼 소식에 물 만난 할리우드 호사가들은 이혼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다. 과연 영원히 행복할 것 같던 둘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내 평생 가장 잘한 일은 졸리가 내 아이들의 엄마가 되도록 한 것이다. 졸리는 훌륭한 엄마다. 그녀가 내 아내인 것이 너무 행복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애정표현을 하는 할리우드의 파워 커플이었건만 이들도 역시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10년이 넘어가면서 서로에 대한 애정은 식었고, 불신은 깊어졌으며, 결국에는 그렇게 남남이 되고 말았다. 이번이 피트는 두 번째, 그리고 졸리는 세 번째 이혼이다.
2005년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촬영하면서 단숨에 사랑에 빠졌던 둘은 10년 동안 동거 생활을 유지해오다가 지난 2014년 정식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둘의 만남이 처음부터 축복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아닌 게 아니라 당시 피트는 제니퍼 애니스턴과 결혼한 유부남이었고, 때문에 졸리는 가정 파탄범이라는 치욕스런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하지만 그러에도 우여곡절 끝에 연인이 됐고, 입양 자녀 셋을 포함해 여섯 자녀를 두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렸건만 그럼에도 사람들의 관심은 언제나 “둘은 정말 행복한가?” “혹시 둘 사이에 문제는 없나?” “둘은 언제 이혼할까?” 등등이었다. 이런 의혹을 비웃듯 뒤늦게나마 정식 부부가 됐지만 결혼한 후에도 이혼설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런 설을 뒷받침하듯 얼마 전부터는 둘 사이가 위태롭다는 구체적인 징후가 계속해서 포착됐었다. 가령 지난 8월, 결혼 2주년을 맞았던 부부는 별다른 이벤트 없이 호텔에서 단 둘이 저녁을 먹고 1박을 한 후 다음 날 각자 호텔을 나섰다. 또한 늘 가족이 모두 함께 가던 여름휴가도 올해는 따로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졸리는 여섯 자녀들과 함께, 그리고 피트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크로아티아에서 휴가를 보냈던 것.
그럼 둘이 파경을 맞은 진짜 이유는 뭘까. 현재 둘의 이혼 사유에 대해서는 추측만 난무하고 있는 상태다.
먼저 졸리가 법원에 제출한 이혼 소송 문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가정 학대’다. 피트가 마리화나와 알코올을 남용하고 분노 조절 장애를 겪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피트는 즉각 반박하면서 “나는 졸리에게 이혼을 하더라도 아이들에게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자고 당부했었다. 하지만 졸리는 나를 나쁜 아빠로 몰면서 단독 양육권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졸리가 무척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피트는 “오히려 졸리 때문에 아이들까지 파파라치의 표적이 되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위험하게 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졸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둘의 이혼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불거진 의혹은 다름 아닌 ‘불륜’이었다. 피트가 영화 <얼라이드>를 촬영하면서 상대 배우인 마리옹 꼬띠아르와 바람을 피웠다는 의혹이 그것이었다. 이와 관련, <페이지식스>는 실제 피트와 꼬띠아르는 촬영 내내 불륜 사이라는 의심을 받았으며, 이에 둘 사이를 의심했던 졸리가 사설 탐정을 고용해 둘 사이를 감시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졸리의 질투심이 얼마나 강했는지 <얼라이드> 촬영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꼬띠아르가 말을 걸면 일부러 시선을 피할 정도로 꼬띠아르를 완전히 무시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이런 의혹에 대해 꼬띠아르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07년부터 프랑스 작가 겸 배우인 기욤 까네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꼬띠아르는 현재 다섯 살 배기 아들을 두고 있으며,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꼬띠아르 측은 “그녀는 남편과 더없이 행복한 상태다. 이런 소문에 휘말리는 것을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피트의 잦은 외도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다. <유에스위클리>는 <얼라이드> 촬영 당시 피트가 러시아 매춘부들을 고용해서 줄기차게 파티를 벌였던 사실에 분개했던 졸리가 이혼을 결심했다고 추측했는가 하면, <내셔널인콰이어러>는 제3의 인물로 귀네스 팰트로를 지목하기도 했다. 한때 피트와 연인 사이였던 팰트로가 최근 피트와 다시 만나기 시작한 것이 졸리로 하여금 이혼을 결심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셔널인콰이어러>는 한 측근의 말을 인용해 부부관계를 가진 후 곯아 떨어졌던 피트가 잠을 깨우는 졸리에게 “귀네스, 좀만 더 잘게”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피트와 졸리 사이도 불륜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상황은 묘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졸리는 첫 번째 남편인 자니 리 밀러와 결혼한 상태에서 동성 애인인 제니 슈미즈와 끊임없이 바람을 피웠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두 번째 남편인 빌리 밥 손튼과 만났을 때에는 손튼이 로라 던과 약혼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 역시 불륜 사이긴 마찬가지였다.
한편에서는 여섯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의견 차이가 심했던 것이 이혼을 결심하게 된 진짜 원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가령 피트는 아이들에게 엄격한 스타일이었던 반면, 졸리는 자유분방한 스타일이었다. 피트는 아이들이 잘못하면 고함을 치는 등 규율을 중시하는 편이었지만 졸리는 이와 정반대였다. 졸리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관대했으며, 한 번도 고함을 친 적이 없는 방목형 육아를 고집했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육아 방식 때문에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부부는 가치관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안정을 추구했던 졸리와 달리 피트는 계속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싶어했다. 특히 2013년 유방 절제술을 받은 후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변한 졸리는 인생 최고의 가치를 건강과 가족에 두었다. 더 이상 자유분방하고 발랄한 스타일이 아니었던 졸리에 비해 피트는 영화 촬영 때문에 수시로 집을 비우는 등 처음 졸리에게 느꼈던 모험심 가득한 인생을 여전히 꿈꾸고 있었다.
한 측근은 “지난 몇 년간 피트와 졸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왔다. 피트는 항상 여기저기 해외로 돌아다녔고, 졸리는 집에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둘 사이는 멀어졌다”고 전했다. 또한 한 측근은 피트와 졸리가 이혼하게 된 배경이 피트가 애니스턴과 이혼할 때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한다. 당시에도 피트는 조용하고 따분한 인생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애니스턴과의 결혼 생활이 지루하다고 느끼고 있을 때 잊고 있던 흥분을 일깨워준 것이 바로 졸리였다는 것이다.
<내셔널인콰이어러>가 주장한 또 다른 이혼 배경에는 유모가 있다. 피트가 유모 한 명과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했던 졸리가 당장 그 유모를 해고했다는 것이다. 영화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촬영차 여섯 자녀들과 캄보디아에 머물고 있던 졸리는 수시로 캄보디아를 찾아오는 피트를 의심했으며, 유독 유모 한 명과 눈에 띄게 어울리면서 친하게 지내는 피트의 모습을 보고 불같이 화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데일리메일>은 캄보디아에서 유모 한 명이 갑자기 해고됐다고 전하면서 아이들이 졸리에게 “유모가 아빠에게 반한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하자 졸리가 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은 법. ‘나와 바람을 피우는 사람은 나 몰래 또 바람을 피운다’는 말처럼 어쩌면 졸리와 피트의 종착역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할리우드 동반 출연의 저주…마돈나·숀펜, 애플렉·로페즈도 영화 찍고 결별 2015년 개봉 영화 ‘바이 더 씨’에 함께 출연한 브래드 피트와 엔절리나 졸리. 결혼 14년차인 롤랜드와 바네사 부부는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함께 프랑스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다. 과거 뜨겁게 사랑했던 부부는 세월과 함께 어느덧 마음도 몸도 멀어진 상태. 다시 감정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부부는 결국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바닷가를 떠난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바이 더 씨>는 앤젤리나 졸리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로, 비록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브래드 피트와 함께 나란히 출연해 화제가 된 영화였다. 하지만 피트와 졸리 부부의 이혼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이제 영화 속의 불행한 부부의 모습에서 현재의 피트와 졸리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사실 영화 촬영 전부터 부부 사이를 걱정했던 사람들은 많았다. 졸리는 <투데이쇼>와의 인터뷰에서 ‘현실이 영화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수차례 받았던 점을 언급하면서 “많은 주변 사람들이 정말 영화를 만들 거냐고 물었었다”고 말했다. ‘불행한 결혼’을 담은 영화에 출연하면 실제 결혼 생활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졸리는 피트와의 관계가 돈독하다고 확신했고, 그래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믿음과 달리 결국 이혼을 선택한 피트와 졸리의 경우를 두고 <데일리비스트>는 “절대 소중한 사람과 함께 영화를 찍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영화 속의 장면들(가령 졸리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 침울한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 엉엉 우는 모습 등)이 선견지명 같았다고 말했다. 결국 픽션이 아니라 팩트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부가 함께 출연한 영화가 실패하고 혹평을 받으면 이상하게 현실 속의 부부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설령 남편이 피트처럼 매력남인 경우에도 매일 24시간 내내 붙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관계가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불행을 겪은 것은 피트와 졸리뿐이 아니었다. 1986년 <상하이 유혹>에 나란히 출연했던 마돈나와 숀 펜 역시 영화가 실패한 후 우연인지 필연인지 결국 갈라서고 말았다. 당시 신혼이었던 둘이 함께 주인공으로 발탁돼 화제가 됐던 이 영화는 하지만 비평가와 관객들의 혹평을 받았고, 아직까지도 마돈나 인생에서 최악의 실수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한 평소 돌출행동을 하기로 유명했던 펜은 영화 촬영장소였던 마카오에서 파파라치를 호텔 9층 베란다에 매달아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등 구설에 오르기도 했었다. 한때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커플이었던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 역시 ‘동반 출연의 저주’를 피해가지 못했다. 2003년 코미디 영화 <갱스터 러버>에 출연했던 둘은 당시 약혼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역대 최악의 영화다”라고 혹평한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해 비평가로부터 신랄한 비난을 받았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5개 주요 부문을 모조리 휩쓸었다. 그로부터 1년 후 애플렉과 로페즈는 헤어졌으며, 당시 발표한 결별 이유는 ‘언론의 과도한 관심’이었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