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부의장 “최종적ㆍ불가역적 해결조건, 한ㆍ일 정부간 공표문 서로 달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25일 “일본 외무성이 작년 12월말 한일 외교장관 공동발표문 중 ‘최종적ㆍ불가역적 해결의 전제조건’의 내용을 8개월째 다르게 공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은 회담을 열고 1항에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며 2항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가 자금을 거출한다“고 밝혔다. 이어 3항에서 ”일본 정부가 이상을 표명하며 이상 말씀드린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합의했다.
사진=박주선 국회 부의장.
한ㆍ일 양국 간에 차이가 나는 부분은 3항 부분이다. 한국 외교부는 “이상 말씀드린 조치”, 즉 ‘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과 사죄ㆍ반송, 10억엔 보상’의 3가지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한다고 게재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서는 “2항의 조치‘, 즉 ‘위안부재단 설립을 위한 10억엔이 거출된다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에 게재된 ‘일한외상회담’ 결과를 보면 “2번째 항목의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日本政府は上記を表明するとともに,上記(2)の措置を着実に実施するとの前提で)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본다”고 적혀있다.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의 전제조건은 위안부 피해자 재단을 위한 10억 엔의 출연만 충족하면 되는 셈이다.
박주선 부의장은 “불과 몇 글자 차이처럼 보이지만 이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면서, “현재 일본 외무성의 게재내용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ㆍ불가역적 해결의 전제조건이었던 ‘책임통감과 사죄, 피해보상’ 중에서 일본 외무성은 ‘10억엔 거출’만으로도 일본 제국시대의 반인륜적 범죄가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부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의 언론플레이에 놀아나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를 즉각 수정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일본 외무성의 중대한 왜곡사태를 수개월째 방치하고 있는 외교부의 행태야말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부의장은 “한일 양국의 공표내용이 수개월간 다르게 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언론 공동발표문 이전에 작성된 한일 외교당국간의 합의문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음에도 외교부는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외교부 국정감사 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확인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