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사 200여명 참여…‘공정사회’를 대선 슬로건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일요신문DB
김 전 대표는 지난 7월 14일 당 대표 취임 2주년 기념 지지자 초청 만찬에서 ”시대정신인 ‘격차 해소’를 위해서 이제보다 ‘공정한 경제체제, 공정한 사회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공정사회 구현을 자신의 슬로건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공정사회연대는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법인은 아니다. 2005년 법인설립 당시 명칭은 지속가능발전진흥원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슬로건으로 삼았던 지속가능발전과 내용과 목적이 일치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표이사는 조 전 의원과 같은 지역구에서 경쟁했던 이호웅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다. 조 전 의원은 지난 7월 이 법인을 넘겨받아 법인명을 변경한 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법인명을 공정사회연대로 변경한 것은 김 전 대표 의중이 실린 것 아니겠냐는 추측이다.
공정사회연대는 지난 7월 출범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홈페이지도 따로 없고, 사무실은 임시로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의원은 공정사회연대 설립 취지에 대해 “국민 전반에 가득 퍼져 있는 분노의 원인은 이 사회가 공정하지 않아 생긴 격차에 있다”며 “불공정 발생의 원인을 찾고 이를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만든 단체”라고 설명했다.
공정사회연대에는 학계 인사 등 외부 전문가 2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진에는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 소장, 강용구 충청미래정책포럼 대표, 안형환 전 의원, 김현호 이사 등이 배치됐다.
박상헌 소장은 김 전 대표가 지난 총선 당시 영입한 인사다. 강용구 대표는 조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의원은 김 전 대표 시절 당 대변인을 맡았던 인사다. 김현호 이사는 김 전 대표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으로 재직할 때 함께 근무한 전략통 인사로 알려졌다.
공정사회연대가 김 전 대표 싱크탱크 역할을 맡게 되면 김 전 대표의 대선 슬로건은 자연스럽게 ‘공정사회’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사회연대가 대선을 앞두고 세부 공약을 마무리하게 되면 조직 구성 및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조 전 의원은 김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부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 전 대표 측은 “공정사회연대를 포함해 연말쯤 대선 공약을 준비하는 조직을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공정사회연대를 자신의 대선 싱크탱크로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김 전 대표는 현재 공정사회연대 외에도 당내 모임인 ‘격차해소와 국민통합 경제교실’과 김 전 대표의 원내 최측근인 김학용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 등이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8월 30일 ‘격차 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이라는 당내 모임을 발족했다. 이 모임은 김 전 대표가 직접 이끌고 있다.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원과 발맞춰 출범한 이 모임은 원내외 모든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놨다.
김 전 대표는 모임 취지에 대해 “양극화와 성장 동력 저하라는 커다란 벽에 부딪힌 대한민국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미래 비전과 정책 대안을 수립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매주 각종 민생 이슈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대선 준비 모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들을 융합해 통합적인 싱크탱크를 만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통합 싱크탱크의 운영 주도권을 놓고 내부 갈등이 발생할 개연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공정사회연대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