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MBC | ||
과연 김주하 아나운서의 ‘전격 결혼 발표’ 뒤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까. 또한 MBC 보도국 내부에서는 아나운서 김주하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밀착 취재했다.
강필구씨는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MBA를 수여한 후 현재 매커리증권의 국제영업부 이사로 재직하며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초특급 엘리트다.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외모가 매력적인 데다 증권계 동료들 사이에선 “말수는 별로 없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솔직해 신뢰를 주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같은 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처음 만나 친한 선후배로만 지내다 본격적인 만남을 이어온 것은 1년여. 그러나 김주하 아나운서가 낮에는 보도국 기자로, 밤에는 뉴스 앵커로 일하며 눈코 뜰 새 없이 숨찬 일상을 보내느라 한 달에 한 번의 데이트도 반납해야 하는 때가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강씨는 불평 한마디 없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항상 내가 곁에 있다는 걸 잊지 말아줘”라는 말과 함께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녀를 격려해주었던 친구이자 버팀목이었다. 영화광인 그녀를 배려해 꾸벅꾸벅 졸면서도 극장까지 꼭 따라와 주는 정성도 그녀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오빠는 나한테 뭔가 원하는 게 있을 때는 말로 요구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내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성격이다. 한번은 바빠서 오빠 생일을 잊은 적이 있는 데도 웃으면서 넘어가 주더라. 불평불만을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텐데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 것에 참 놀랐고 존경스러웠다.”
그러나 아직 서로 사랑한다는 고백도, 이렇다 할 결혼 프러포즈도 안 받아봤다는 김주하 아나운서. 그래도 그녀는 하나도 아쉽거나 불안한 기색이 없다.
“둘 다 그런 표현에 익숙한 성격이 아니다.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 듯 알면 알수록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확신이 드니까…. 그냥 언젠가는 결혼하겠지 하고만 있었다. 이 사람의 어떤 점이 가장 좋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내 눈엔 다 괜찮기 때문에 대답하기가 참 곤란하다.”
또한 강씨는 예비 신부 김주하 아나운서에 대해 “방송인답지 않게 소박하고 순수한 사람인 것에 반했다. 주하는 나와 교회에서 우연한 기회에 친해진 걸로 알지만 사실 주하와 가까워지려고 일부러 주하의 예배 시간에 맞춰 가곤 했다”고 고백하면서 “만날수록 여자로 보이기보다 절친한 친구이며 동반자로 보여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 사진=스포츠투데이 | ||
그러나 “이렇게 빨리 결혼 날짜를 잡게 될 줄은 몰랐다”는 게 김주하 아나운서의 솔직한 심정이다.
“요리나 살림엔 전혀 관심 없이 일에만 역점을 두고 살았기 때문에 결혼은 항상 부담이었다. 그 부분은 오빠도 알고 있어서인지 그동안은 전혀 내색을 안 했다.”
본격적인 사건(?)은 지난 7월 돌연 ‘김주하 앵커 올해 결혼한다’는 보도가 나가면서부터였다. 이는 2004아테네올림픽이 시작되기 직전, 김주하가 강필구씨의 부모님께 처음으로 정식 인사를 드리기 위해 미국을 다녀 온 무렵.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은 그녀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또한 존경하는 선배인 정은임 아나운서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은 그녀에게 상당한 부담이었던 것.
결국 그녀는 결혼설을 극구 부인함은 물론 강씨에 대해서도 일체 언급을 피하며 올림픽이 열리는 그리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홀연히 몸을 실었다.
“그런데 오빠가 이 기사를 읽고 상처를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일 때문에 결혼 못 하겠다고 한 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엄마가 그리스로 전화를 걸어와서, 아예 결혼 생각이 없는 게 아니면 올해 결혼 날짜를 잡자고 설득하셨고, 난 오빠 입장도 있고 해서 엄마의 뜻을 받아들였다.”
김주하의 ‘OK 사인’이 떨어지자 친정 엄마와 강씨는 그녀가 그리스로 출장 가 있는 동안 일사천리로 결혼을 진행시켰고, 김주하가 아테네에서 돌아오자마자 전격 결혼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결혼 사실을 번복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미안했다”는 김주하 아나운서. 그도 그럴 것이 그녀와 절친한 보도국 동료들조차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었음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MBC <시사매거진 2580>
그러나 김주하가 남자친구에 대해 유독 말을 아낀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혹시라도 강씨의 신상이 공개돼 그가 ‘공인의 예비 신랑’이란 이유만으로 곤욕을 치를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
▲ 아테네올림픽 현지 진행을 맡았던 김주하 아나운서는 당시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방송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 ||
“처음에 쉬쉬했을 때는 주하가 내 여자친구라고 막 자랑하고 싶기도 했는데 막상 프로필이 공개되니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한 게 사실이었다. 여자친구가 유명한 방송인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절감했다. 그러나 그만큼 주하가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많고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 한편으론 감사하게 생각한다.”
김주하 아나운서와 강씨는 지난 23일 비행기로 미국에 건너간 상태. 추석 연휴를 이용해 미국에서 건축업을 하고 있는 예비 시부모님과 친척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고 올 예정이다.
당초 미국에서 먼저 결혼식을 올린 후 돌아올 계획이었으나 비용 및 스케줄을 맞추기가 만만치 않아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오붓한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며느리 신고식’을 대신하기로 했다고. 뜻밖에도 트로트 가수 송대관이 김주하 아나운서의 시이모부이기도 하다.
김주하 아나운서는 “방송국에서 몇 번 마주치긴 했지만 아직 정식으로 인사를 드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 미국에 가선 만나 뵐 수 있을 거 같다”며 홍조를 띠기도 했다. 그녀는 이후 추석 연휴가 끝나는 29일까지는 미국 곳곳을 돌아보며 신혼여행까지 겸할 생각이라고 한다. 현재 평일 저녁 9시 뉴스의 진행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결혼 후에 따로 휴가를 내기가 힘든 상황이라는 것. 결혼식도 올리기 전에 신혼여행부터 다녀오게 된 셈이다.
2세 계획에 대해서 묻자, 김주하는 “당분간은 힘들 것”이라고 모호하게 대답했지만 강씨는 “모든 건 주하씨의 뜻에 따르겠다. 그러나 참고로 난 딸을 빨리 낳고 싶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들의 신접살림은 강씨가 지난 99년부터 살아 온 서울 이촌동의 한 맨션에서 시작된다. “시간이 없어서 따로 신혼집을 알아보러 다닐 여유가 없었고 지금의 오빠 집도 전망이 좋아 맘에 든다”는 김주하는 “하지만 몇 년 후엔 내 손으로 차근차근 꾸며갈 수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할 것”이라는 ‘주부’로서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오는 10월9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치러질 이들의 결혼식 주례는 두 사람이 함께 다니는 교회의 조용기 담임목사가 맡고, 축가는 강씨의 친구들과 김범도 아나운서가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김주하 아나운서는 결혼 뒤에도 방송국 내에서의 일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부녀’가 된 이후 김주하 아나운서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명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