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 2013년 8월 6~7일 이틀간 영화 ‘연평해전’ 제작비 모금에 기여한 해군장성 부인들의 야유회를 열었다.
해군본부가 ‘해군 가족사랑 아카데미’라고 이름 붙인 해당 행사에는 해군총장의 부인을 비롯해 해군 장성부인 40여 명이 참가했으며, 해군은 행사에 군 복지예산 700만 원을 배정했다.
군 복지예산은 해당 행사에서 격려품(에센스·크림) 250만 원, 식사․숙박비 340만 원, 간식 50만 원, 저도 주둔 장병 격려금 50만 원 등으로 지출됐다.
그러나 ‘해군 가족사랑 아카데미’ 행사는 2013년 이후 지금껏 한 번도 개최된 적이 없다. 자의적으로 만든 장성 부인들 행사에 군의 예산과 군함 등이 지원된 것으로 지적된다.
국방부는 저도가 1973년부터 대통령 전용 휴양시설 ‘청해대’로 활용됐으나, 1993년부터는 ‘하계절 군장병(가족) 휴양소’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 휴양소는 53실을 갖춘 콘도, 간이골프장, 테니스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육지와 연결된 도로가 있으나 비상용으로만 활용해 섬은 군 함정으로만 출입할 수 있다.
김 의원은 “군장병 휴양소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2014년 9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저도 하계 휴양소를 이용한 군인․공무원․군무원 319명 가운데 병사는 한 명도 없고 장성과 영관은 247명으로 전체 인원의 77%에 해당했다”며 “한마디로 저도가 군 고위간부들만을 위한 하계 특별휴양지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3년 8월이면 해군 기지건설 강행을 둘러싸고 강정마을에서 해군과 주민이 큰 갈등을 빚고 있을 때다. 생존권을 박탈당한 강정마을 주민들이 피눈물 흘릴 때 해군은 장성 부인들에게 ‘저도의 추억’을 만들어주느라 군 예산을 펑펑 쓰고, 강정마을 주민 및 활동가들에게는 34억 5천만 원의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엄현석 해군참모총장은 1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행사가 취지와 달리 부적절하게 진행돼 또다시 국민과 위원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