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이 상황 바꿨다
다만 궁금증도 남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만큼 어디까지가 사실인지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가능한지의 여부 등이다.
▲ 에이즈 검사 오래 걸리나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과 황정민이 처음 만난 날은 윤락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있었던 날이다. 그런데 검사 결과, 다시 말해 에이즈 감염 사실이 통보된 것은 두 사람이 결혼한 이후다. 그렇다면 윤락여성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결과가 통보되는 데 얼마나 걸린다는 뜻일까.
이에 대해 종합병원에 근무중인 한 간호사는 “최종적으로 에이즈 판정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건강검진에 따른 1차 결과는 금방 나오지만 에이즈 감염이 의심되는 당사자에게 이를 통보한 뒤 정밀검사를 의뢰하는데 이 과정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한다.
▲ 지금도 이런 일 가능할까
영화는 2~3년 전의 상황을 다루고 있지만 성매매 특별법 이후 윤락업계는 많이 달라졌다.
우선 전도연이 황정민을 떠나 지방 도시의 집창촌으로 들어간 이유는 돈 2천만원이 급히 필요해서였다. 전도연이 집창촌 업주에게 선불금으로 2천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시작한 것. 지금은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 집창촌에서 선불금은 사라진 상태. 만약 업주에게 선불금을 받았을지라도 윤락여성은 법적으로 이를 갚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에이즈에 걸린 여성이 성매매를 하는 상황이 지금도 가능할까. 불행히도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 집창촌을 중심으로 한 성매매가 상당 부분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음성적인 성매매는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집창촌 윤락여성의 경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 보건증을 발급받지만 음지에서 이뤄지는 불법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다시 말해 더 위험한 세상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