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못할 잠재력 GT계 긴장
그러나 최근 들어 그에 대한 지지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16일 <시사저널>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는 거의 ‘망신’ 수준이었다. 각계 전문가들을 상대로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정치인’을 묻는 설문에서 불과 0.5%의 지지를 얻어 10인(이명박, 고건, 정동영, 김근태, 박근혜, 손학규, 권영길, 노회찬, 이회창, 이해찬)의 대권주자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공동 3위를 기록한 같은 당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지율은 6.4%였다. ‘대권주자 이해찬’은 전문가들로부터 별다른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러한 여론의 흐름은 이 총리의 국정 장악력이 높아지는 시점에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준다. 그는 최근 사실상의 국정 책임자로 역할을 확대한 것 외에도 대통령으로부터 실패한 대연정 구상을 메워줄 새로운 대안인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를 주도할 권한을 일임받아 사회대통합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그의 지지도에 대해 당내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후보군이 하나 늘어나는 것일 뿐이다. 당 입장에서는 좋은 일 아니냐”는 다소 냉소적인 반응부터 “선이 굵고 호불호가 분명한 것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큰 힘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의미가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비록 지지도가 하향곡선을 그리고는 있지만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데에는 당내에 이견이 없다. 특히 이 총리와 가까운 GT(김근태 장관)측에서 줄곧 “대권주자가 두 사람뿐인 것보다는 세 사람인 게 나중에 흥행을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혹시 그가 재야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재야파 출신의 한 관계자는 “재야파를 포함한 개혁파 진영의 후보가 누가 되든지 이 총리는 큰 변수가 될 수 없다. 본인도 그런 점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고 결과를 낙관하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특유의 ‘엄숙주의’로 대중지지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김 장관의 대안으로 언제라도 이 총리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가 가진 잠재력은 아직 ‘진행형’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