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구출’ 황의 전쟁 시작되나
▲ 지난 11월24일 황우석 교수가 기자회견을 갖고 난자의혹과 관련, 잘못을 인정했다. 이번엔 논문 자체의 허위 가능성이 제기돼 황 교수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황우석 서울대 수의대 석좌교수가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급기야는 목숨을 걸었다. 황 교수는 당초 자신의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난자 기증에 대한 윤리 의혹을 받았다. 명예가 크게 실추됐지만 지난달 24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기자회견으로 파문을 일단락지었다. 오히려 “황 교수는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동정적 지지 여론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반대로 이를 보도한 MBC
그러자 이번에는
황 교수팀과
지난 24일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을 따돌리고 칩거에 들어간 황 교수의 지난 열흘간의 행적은 은둔이 아니라 또다른 전쟁의 준비기간이었다.
황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는 여기서 관계자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곁에 있던 이병천 교수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황 교수는 이 교수에게 “며칠 휴식을 취하겠다”며 뒷일을 부탁한 채 차를 타고 서울을 빠져 나가 곧바로 충청도로 향했다. 이후 그의 휴대폰은 울리지 않았다. 꺼버린 것이다.
이튿날인 25일. 서울대 수의대는 조용했다. 하지만 황 교수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취재진의 방문은 계속 이어졌다. 이 교수가 취재진을 상대하며 “황 교수님은 지방의 모처에서 쉬고 계신다. 일주일 정도 재충전을 한 후에 다시 연구에 복귀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교수 등의 휴대폰에는 황 교수 연구팀을 격려하는 문자 메시지가 끊이질 않았다. 오후에는 황 교수에게 직접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황 교수는 연구원들의 동요를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주변의 분위기는 그래도 다소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론의 지지는 여전히 황 교수에게 쏠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황 교수는 25일에서 27일까지 주말을 충청도의 한 사찰에서 휴식을 취하며 많은 지인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황 교수는 연구실에 하루 두세 차례씩 전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는 것. 연구팀 역시 휴일에도 어김없이 출근해서 황 교수의 전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주변에서는 “황 교수가 아마 다음 주부터는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월요일인 28일 다시 취재진의 눈길이 일제히 연구실로 쏠렸으나 여전히 황 교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상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실제 황 교수는 3~4일 정도의 휴식을 취한 뒤 복귀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요일인 27일 다시 서울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28일에는
그러자
황 교수와
복귀를 검토하던 황 교수도 여론이 다시 급박하게 돌아가자 이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준비하기 위해 복귀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대신 황 교수는 28일 연구팀원들과 자주 통화를 한 데 이어 29일에는 아침부터 전화상으로 연구실 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는 것. 이때부터 황 교수의 휴식은 사실상 끝나고 새로운 반격의 준비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 교수의 최측근인 안규리 교수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지난달 20일 미국으로 출국했던 안 교수는 귀국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일 다시 부랴부랴 미국으로 재출국했다. 그의 뚜렷한 출국 목적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학계와 취재진 주변에서는 “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면서 시작된 12월. MBC는 1일과 2일 뉴스를 통해서
그러자
이날
MBC 후속 보도의 주된 내용은 황 교수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논문자체에 대한 허위 가능성이다. 즉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한 배아줄기세포의 DNA가 환자의 그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만에 하나라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전 세계를 속인 ‘희대의 사기극’이 되는 셈이다. 이전에 제기됐던 난자 윤리 논란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셈이다.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전 인류의 난치병 환자에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은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한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환자의 세포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황 교수팀의 연구는 기존의 과학계에서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의 체세포복제는 불가능하다’는 기존의 학설을 뒤엎은 것이어서 전 세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것이다.
황 교수 측도 지난 3일 “다음 주경에는 황 교수가 연구에 복귀할 것”이라며 “우리의 입장을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싸움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혼란 속에 빠져 있다. “황 교수가 그럴 리가 있느냐”며
“제발 빨리 나서서 명쾌한 해명을 해달라”는 국민들의 답답함을 이제 황 교수가 풀어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황 교수 주변에선 “난자 윤리 논란으로 이미 한 차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황 교수가 자신의 성격상 섣부른 감정적인 대응을 하진 않을 것이다. 뭔가 명예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 만한 준비를 갖추고 다시 나타나려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황 교수의 반격 카드가 더욱 궁금해진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