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서 바로 받아마셔요’
서울시는 마시는 수돗물 ‘아리수’의 불신 요인을 없애기 위해 옥내 노후 급수관을 2019년까지 전면교체할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시청 앞 ‘아리수’ 조형물.
[일요신문] 서울의 수돗물은 ‘아리수’다. 서울시민 중 80%가 아리수가 서울의 수돗물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아리수를 그대로 마시거나 끓여 마시는 비율은 55%에 그친다.
이처럼 45%에 달하는 서울시민이 비용을 들여 정수기를 이용하거나 생수를 따로 마시는 이유는 뭘까? 2013년 수돗물홍보협의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은 ‘물탱크나 낡은 수도관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를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
이에 서울시는 수돗물 불신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내 낡은 수도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후 옥내 급수관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2019년까지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또 수도꼭지에서 수돗물을 바로 받아 마시는 경험치를 높이기 위해 아리수 음수대를 확대 설치하는 등 수돗물에 대한 시민 신뢰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서울시는 노후 옥내급수관 교체 지원 사업을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올 7월말 현재 27만 6424가구의 수도관을 녹이 슬지 않는 관으로 교체했다. 1994년 4월 이전에 지어지고 녹이 잘 스는 아연도강관을 수도관을 사용하고 있는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서울시가 주택 내 낡은 수도관 교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아리수정수센터에서 생산한 깨끗한 수돗물 아리수를 각 가정에까지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시는 올해 노후 옥내급수관 교체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265% 증액된 448억 원으로 책정했다. 2019년까지 1755억 원을 들여 33만여 가구의 노후 옥내급수관을 전량 교체할 예정이다.
노후 옥내급수관 교체 공사비 지원액은 전체 공사비의 80%로, 단독주택은 최대 150만 원, 다가구 주택은 최대 250만 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세대당 최대 120만 원까지다.
서울시는 또 노후 상수도관 교체 사업을 2018년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시는 1984년부터 노후 상수도관 교체 사업을 추진, 지난해까지 전체 연장 1만 3697km 중 1만 3292km를 교체, 완료했다. 올해도 95㎞를 교체했고 2017년(153㎞)과 2018년(157㎞)까지 남아있는 노후 상수도관 405㎞를 교체할 예정이다.
노후 상수도관은 회주철관, 아연도강관, 강관, PVC관 등 누수와 부식에 취약한 ‘비내식성관’을 지칭하는 것으로 시는 이를 스테인리스강관이나 덕타일주철관 등 부식에 강하고 친환경 도료를 사용한 내식성관으로 교체해왔다.
서울시는 아리수 음수대 설치를 확대해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수돗물을 마시는 문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시는 지난 6월 시민들의 왕래가 잦은 서울광장 등 주요 도심에 아리수를 마시고, 보고 즐길 수 있는 ‘도심형 아리수 음수대’를 설치했다. 서울광장에는 수도관 형상을 딴 아리수 음수대를, 신촌 명물거리에는 관할 구청과 주변 상인들의 요구를 수렴해 ‘버스킹’ 공연이 가능한 조명과 무대, 스피커 시설을 갖춘 음수대를 설치했다. 이어 은평평화공원에는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화면을 통해 지역민에게 전달하는 ‘아리수 TV 음수대’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수돗물에 대한 편견이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수돗물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학교와 국·공립유치원에 아리수 음수대 설치를 확대하고 서울시내 주요 공원과 서울둘레길, 마을놀이터 등에 아리수 음수대 100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