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부림면 ‘우륵축제’ 내부 잡음으로 올해 행사 개최?
지역민이 관객이 되는 축제, 해마다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축제에 엄청난 세금을 쏟아야 할 이유는 없다. 이 때문에 우륵문화발전연구회 내부에서도 우륵축제를 의병축제 내의 보조행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홍보나 발전적인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실제로 의병제 행사에서도 특별한 볼거리나 체험거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인데 기대 가능한 시너지 효과를 예상한다면 두 축제의 병합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가치는 있다.
방문객이 특별한 목적 없이 찾는 판에 박힌 축제가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러한 축제가 필패하는 원인은 공급자가 임의로 기획하고 제공하는 일방적인 공급자 중심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요즘 세대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획된 축제는 실패한다. 이러한 축제에는 방문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 해마다 같은 내용이 반복되기만 하는 축제에는 ‘좋아요’ 보다 ‘싫어요’가 많다. 호평보다 악평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이야기다.
축제 체험자의 경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의 경험은 목적성 방문을 원하는 다른 방문객의 정보가 되어 방문할 장소를 찾는 체계적이고 기초적인 가치가 된다. 방문객은 ‘인기블로그’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방문 장소의 특징이나 댓글 등을 철저히 반복 물색한다. 허투루 지갑을 열지 않겠다는 요즘 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문화다.
튼튼한 구성요소로 방문객의 체험범위를 넓히고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설계해 나가는 축제에는 관광객의 목적을 해소하려는 주민들의 희생과 봉사와 양보가 깔려있다. 이러한 축제여야만 미래가 있고 발전이 있다.
실패하는 축제의 대부분은 기획하는 주도층이 비전문가로 구성되어있고 보조금을 집행하는 지자체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주민들조차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따위 축제를 기획했는지 그 의도를 궁금해 하기도 한다.
전문가가 필요한 축제위원회에 임원진을 지역민으로 구성해 자리 차지를 위한 싸움터로 전락시킨 경우가 우륵축제의 현재 모습이다. 지금에서야 능력에 맞지 않는 역할은 오히려 불명예스러운 곤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실감하는 듯하다.
선거로 나누어진 의령군의 지역이기심은 지역발전의 심각한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일부 선거꾼이나 토호세력들에 의해 ‘하나’라는 개념은 이미 존재하지 않고 오만과 아집과 편견으로 가득 찬 생각뿐이다. 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헌신과 노력은 한참 부족해 보인다.
이들은 ‘남는 것이 없다’, ‘시간이 아깝다’, ‘두 번 다시 찾지 않겠다’는 등의 관광객이 남긴 불평, 불만은 고려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옳을지도 모른다. 지역축제 주도자들의 생각은 간단하다. “우리 지역에도 축제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욕심뿐이다.
단지 예산을 타내기 위한 역할이라면 지역유지로서의 보조적인 역할로도 충분할 것이다. 실패한 행사로 전락한 우륵축제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정관상 자격이 없는 임원진을 내세워 예산을 타냈고 집행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에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만들어 낸 참담한 결과다.
관광객의 목적을 해소하는 준비된 축제가 필요하다. 목적에 맞으면 지갑은 열린다. 자녀의 교육과 건강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현세대의 경향을 놓쳐서는 성공한 축제로 남을 수 없다. 우륵축제를 다녀간 방문객이 남긴 ‘멍게 아니고 우럭’이라는 비아냥거림의 이유를 되짚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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