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블레이드, 최강마인 ‘오빠’ 닮았네~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 연합뉴스
#[서]홈런메이커(4세·암·9전3/3/0·허영희·이희영:60 부:컬러즈플라잉,모:퍼스트베이스)=선두권에만 가세하면 꾸준하게 자기걸음을 보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온 마필. 선행으로 3회, 선입으로 3회 입상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중후미로 처지면 입상권에서 멀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경주에선 사실 선행을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강호천년, 시가에이스, 제라한, 에스클래스 등 발빠른 말이 여러 두 있어서 안쪽이긴 했지만 선행은 무리스러워 보였다.
실전 모습도 그랬다. 출발구간을 13.4초까지 끊고 이후에도 4번 제라한이 따라붙어 경합이 일면서 오버페이스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나중에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여지없는 ‘무리수’였다. 그럼에도 끝까지 탄력적인 걸음을 이어갔고 거리를 더 벌렸다. 확실한 전력상승으로 판단됐다. 에이피인디 계열이고 모계 쪽도 거리적성이 짧지 않기 때문에 다음 경주 때도 선행 찬스를 잡으면 노림수를 던져볼 만하다.
#[부]에이스글로리(3세·거·8전2/3/1·정재훈·토마스:47 부:동서대로,모:테이크더리더)=데뷔 이후 걸음이 꾸역꾸역 늘다 지난 7월에 걸음이 소폭 터진 이후 5군마 최상위권에 속할 정도의 능력을 유지해왔다. 이번에 혼합4군에 출전해 강한 상대가 즐비했지만 추입으로 두 번째 우승을 낚았다. 최근 주로가 추입마에 불리한 흐름임을 감안하면 능력도 재평가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거리적성은 긴 편이다. 부마인 동서대로도 장거리까지 활동했고 유전적 특징도 장거리에 가까웠다. 모계도 그에 못지 않다. 외조부인 슬루오그린은 잔디주로이긴 하지만 2700미터까지 우승한 바 있다.
지난 14일 열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4경주에서 핑크블레이드가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부]핑크블레이드(3세·암·3전1/1/1·김형란·김영관:31 부:메니피,모:원신다임)=국내산 최강마로 자리매김한 파워블레이드의 주인 김형란 마주의 말이다. ‘인기색상인 핑크처럼 인기 있으라’는 뜻으로 마명을 지었다는데 아마도 파워블레이드만큼 큰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는 마음도 포함됐을 것이다.
마명이 비슷해서인지 아니면 혈통적 배합이 흡사해서인지는 몰라도 핑크블레이드는 파워블레이드의 초기 모습을 닮아있다. 뛰는 습성도 그렇고 조금은 발이 느려보이는 것도 그렇다. 아직 힘이 덜 차서 중간의 가속도 덜 되는 모습이지만 막판에 채찍을 대자 한 걸음씩 더 나가는 모습은 흡사하다. 다만 파워블레이드보다는 발전속도가 많이 느리고 체격면에서도 못하다. 3세가 됐음에도 현재까지는 평범한 전력이다.
그렇지만 혈통적 기대치는 낮지 않다. 특히 모마인 원신다임이 베스트캡틴, 베스트홀스라는 걸출한 자마를 배출한 바 있고, 선대들의 거리적성이 아주 긴 편이라 향후 장거리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사뭇 궁금하다. 특히 모계 형제마인 베스트캡틴이 4세 들어 최전성기를 맞이했다는 점에서 힘이 좀더 차는 내년엔 비상할지가 관심사다. 중요한 것은 파워블레이드보다 거리적성은 더 길다는 점이다.
#[서]플레이시스투고(2세·수·3전1/0/1·이미양·하재흥:52 부:MORE THAN READY,모:POLA’S PLACE)=체구가 크지 않은 2세마인데 걸음이 느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이번에 첫승을 올렸지만 상승세라 3군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특히 1000, 1200, 1400미터로 거리를 늘리면서 뛰었는데도 매번 더 나은 걸음을 보여 중장거리에서도 충분히 뛸 수 있는 여지를 보였다. 혈통적인 특징도 상당히 긴 편이다. 부계와 모계가 실전에서 뛴 기록만 보면 이 말이 타고난 거리적성은 짧아 보이지만 도시지프로파일 상으로는 부계와 모계가 모두 2000미터까지는 뛸 수 있는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다.
유일한 약점은 마체중이 440㎏대로 체격이 작다는 것이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2세마이고 부계와 모계가 작은 체형은 아니었기 때문에 체격이 커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시용 프리랜서
지난주 경마 리플레이 선행·선입마 강세 두드러져 경마는 선행마 놀음이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의 경마는 선행과 선입권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산마들의 능력 향상으로 전체적으로 스피드 게임의 양상을 보이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지난주(14~16일)에도 선행, 선입권의 득세가 이어졌다. 서울과 부경에서 벌어진 38개 경주 가운데 추입권의 입상은 극소수였고, 이마저 1~3위권에 겨우 한 마리가 포함되는 정도였다. 물론 선행을 나섰다가 덜미를 잡히거나 졸전을 벌이는 경우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는 대부분 출발부터 과도하게 힘을 썼거나 중반 이후 자신의 페이스보다 ‘오버’했을 경우였다. 부경 금요경마 2경주에선 3, 4코너를 1, 2위로 통과한 말이 끝까지 선전해 둘 간의 순위만 바뀐 채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3일간의 경주를 보면 이런 식의 1, 2위마의 선두권의 굳히기는 5개 경주가 더 있었다. 이 중 금요 9경주와 일요부경 1경주에선 앞선의 세 마리가 1, 2, 3위를 동시에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의 경마 흐름과 관련,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인코스의 강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경주에서 인코스로 뛰는 말은 외곽으로 뛰는 말에 비해 거리면에서 이익을 볼 뿐만 아니라 차분하게 자기 페이스를 지킬 수 있어서 막판 한발을 더 쓸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인코스 두 번째와 세 번째 자리를 ‘꽃자리’라 부르며 기수들이 서로 차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간혹 무리하게 파고들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아웃코스가 생각보다 덜 불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예전엔 외곽에서 선행경합을 하면 종반에 여지없이 무너지곤 했는데 최근엔 끝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고, 외곽을 크게 돌며 선입권에 가세하는 말들도 곧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흐름은 경험이 적은 신마급에서 자주 나타난다. 신마들은 앞말이 튀기는 모래에 익숙지 못해 고개를 쳐들거나 투지를 잃고 뒤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엔 오히려 외곽 주행이 보약이 되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