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은 없고 풍랑은 치고… 갈팡질팡
▲ 범여권 후보 호남지역 선호도(리얼미터 조사) | ||
#범여권 주자 지지도
범여권 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독주체제가 뚜렷이 드러난다. 그 뒤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뒤쫓고 이어 이해찬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의원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독자경선을 선언한 민주당의 조순형 의원이 범여권에 포함된다면 2위와 3위권에서 오르내린다. 지난 13일 <동아일보> 조사에서 손 전 지사 26.6%, 정 전 의장 7.9%, 조순형 의원 7.1%순 이었다.
그러나 호남에서는 조금 다르다. 호남의 민심은 일단 정 전 의장에게 조금씩 쏠리는 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는 양상이다.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의 조사에서 호남의 경우 범여권 후보들 중 손 전 지사는 7월 14일 22.7%, 7월 28일 23.9%, 8월 13일 17.8%로 하강 추세다. 반면 정 전 의장은 7월 14일 14.3%, 7월 28일 16.2%, 8월 13일 18.4%로 상승 추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2일 실시한 호남지역 여론조사에서도 정 전 의장은 19.9%로 1위를 기록했으며 손 전 지사는 지지율 14.2%를 기록했다.
호남의 민심은 전북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본거지인 전남·광주 지역에서 더 흔들리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8월 1일 조사한 범여권후보 지지율에 따르면 전남·광주 지역의 지지율은 손학규 전 지사가 38.6%로 1위를 차지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18.6%로 2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한명숙 전 총리(8.2%), 조순형 의원(7.3%), 추미애 전 의원(4.6%)이 따랐다. 당시 정동영 전 의장의 전남·광주 지역 지지율은 4.5%로 거의 꼴등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당시 범여권 통합 움직임이 복잡한 양상을 보이며 주자들의 지지율도 크게 흔들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 여론조사에서는 전남·광주 지역에서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19.1%로 이전 조사에 비해 많이 하락했지만 1위는 지켜냈다. 손 전 지사가 광주에서 한 발언이 문제를 일으킨 것과 범여권 후보들의 손 전 지사 때리기가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에서 2위는 대선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유시민 의원(16.5%)이 차지했고 조순형 의원(13.5%), 정동영 전 의장(8.6%), 이해찬 전 총리(8.1%), 한명숙 전 총리(3.7%)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행했던 여론조사에서는 전세가 역전되고 말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남·광주 지역에서 정 전 의장의 지지율은 19.7%로 조순형 의원(19.7%)과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손 전 지사의 경우 지지율이 11.5%로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찬 전 총리는 16.8%의 지지율을 보였고 유시민 의원의 경우 11.4%의 지지율을 보였다. 한명숙 전 총리는 8월 1일의 여론조사보다 약간 떨어진 7.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내에서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전남 민심도 크게 흔들린 것으로 리얼미터는 분석하고 있다.
반면 전북지역은 예나 지금이나 ‘전북의 맹주’ 정동영 전 의장이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일 리얼미터 조사결과에서 정 전 의장은 27.0%의 지지율을 차지했다. 조순형 의원이 18.2%, 손 전 지사가 17.3%로 그 뒤를 이었고 한명숙 전 총리는 11.1%, 유시민 의원은 7.1%, 이해찬 전 총리는 6.8%를 기록했다.
▲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조순형 의원(왼쪽부터). | ||
그러나 지난 14일 전북 지역 여론조사에서 정 전 의장은 32.1%로 지지율 1위를 차지하며 다시 손 전 지사를 앞질렀다. 이는 손 전 지사에 비해 거의 2배에 가까운 지지율로 손 전 지사는 이 조사에서 12.5%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날 조사에서 손 전 지사는 한명숙 전 총리의 14.7% 보다도 지지율이 떨어졌다. 유시민 의원은 9.7%, 조순형 의원은 3.7%의 지지율을 보였다.
#정당 지지율
전국적으로 조사한 정당지지율은 역시 한나라당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57.9%의 지지율로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지난 1일에 있었던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은 53.4%의 지지율을 보여줬고 그 뒤를 열린우리당(9.7%), 민주당(7.8%), 민노당(4.8%), 국민중심당(1.6%)이 차례대로 이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된 이후에 있었던 지난 8일 조사에서도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소폭 상승해 53.7%로 변함없이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대통합민주신당(12.8%), 민주당(6.0%), 열린우리당(5.6%), 민노당(5.5%), 국민중심당(1.6%)이 이었다.
그렇다면 현재 호남이 가장 지지하는 정당은 어디일까. 정당 지지율에 있어서도 전남·광주 지역과 전북 지역이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리얼미터 조사결과에서 전남·광주 지역은 민주당이 39.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의 창당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많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조사에서 민주당은 18.6%의 지지율을 차지한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은 창당 후 전남·광주 지역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지지율 24.4%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후 14일 조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보다 지지율이 약간 상승한 26.1%를 기록해 역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반면 민주당은 14일 여론조사에서 지난 8일 조사보다는 다소 상승세를 보여 24.7%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의 지지율(26.1%)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경우 전남·광주 지역에서 지지율이 상당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지난 1일 조사에서 전남·광주 지역 지지율 17.8%를 차지했고 이후 8일 조사에서는 그에 훨씬 못 미치는 6.1%의 지지율을 보였었다. 그러나 지난 14일 조사에서는 21.5%의 지지율을 보여 지지율이 거의 세 배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주당이 전남·광주 지역에서 24.7%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한 것을 볼 때 한나라당으로서는 놀라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전북의 경우 지난 7월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서 1위는 열린우리당(37.2%)이 차지했다. 2위는 한나라당(21.9%) 3위는 민주당(19.2%), 4위는 민노당(8.9%)이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조사 때 전북지역 지지율의 판도가 바뀌었다. 지난 1일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전북지역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은 놀랍게도 한나라당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지지율 28.5%를 차지했다. 열린우리당은 27.7%의 지지율을 차지해 간발의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16.6%, 민노당은 2.5%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지난 8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전북 지역 지지율은 급격하게 떨어져 9.3%를 기록했었다. 이 조사에서 전북지역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것은 민주당이다. 같은 날 조사에서 처음으로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렸던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많은 표를 보내줬던 전남·광주 지역과는 달리 전북지역은 민주당에 전체 지지율의 거의 반에 가까운 46.4%의 지지율을 몰아줬다. 2위는 대통합민주신당(20.9%), 3위는 민노당(11.8%)이 각각 차지했고 한나라당(9.3%)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불과 6일 후인 지난 14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전북지역 지지율이 완전히 역전돼 한나라당은 지지율 34.8%를 차지했고 민주당은 겨우 5.9%의 지지율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이 조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은 19.9%로 2위를 차지했고 열린우리당은 5.7%의 지지율을 보였다. 20일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을 고려해 두 정당의 지지율(25.6%)을 합쳐 본다 하더라도 한나라당의 지지율 34.8%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