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된 백두대간 ‘정령치고개’, 28년 만에 복원
산림청이 도로 개설로 단절된 백두대간(왼쪽)을 복원해 미래의 조감도(오른쪽)를 내놨다. 사진=산림청 제공
[충북=일요신문] 남윤모 기자 = 백두대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지리산 ‘정령치(鄭嶺峙)’ 고개가 28년 만에 성공적으로 복원됐다.
백두대간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로 총 길이는 1400㎞(남한 701㎞)이다. 우리나라 최대 단일 법정 보호지역으로, 정부는 2003년 ‘백두대간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2005년부터 백두대간 보호지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산림청은 정령치 복원사업을 3년 만에 마무리하고, 오는 12일 오전 10시30분 정령치 휴게소 광장에서 ‘백두대간 마루금 정령치 복원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준공식에는 신원섭 산림청장, 지역 기관장,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령치는 백두대간 본줄기로 전북 남원시 주천면과 산내면을 잇는 고개다.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 따르면 마한의 왕이 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鄭)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이곳을 지키게 했다고 해 ‘정령치’라는 명칭이 붙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은 지난 1988년 737번 지방도로가 생기면서 백두대간 마루금과 단절됐다. 이 때문에 산림 생태계가 끊기면서 찻길 동물사고가 발생하고 마루금 종주 등산객의 통행에 불편을 주었다.
이에 산림청은 관련 부처 협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3년여 만에 백두대간 마루금 정령치 복원을 완료했다.
복원은 친환경적으로 이뤄졌다. 단절 이전 지형도를 토대로 정령치 고개에 친환경 터널을 만들고, 터널 상부에 사업지 흙을 덮는 등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또 인근 생태환경을 고려해 억새, 신갈나무, 철쭉 등의 자생식물을 심어 주변 식생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산림청은 이어진 생태 축을 통해 경관이 회복되고, 야생 동·식물이 고립 없이 이동할 수 있으며 등산객은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단절된 산줄기를 원래의 지형과 식생에 가깝게 친환경적으로 복원한 것은 백두대간의 상징성을 살리고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사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은 백두대간 마루금을 중심으로 오는 2023년까지 총 15곳의 산림생태축 복원을 추진해 백두대간을 끊임없이 이어지는 큰 산줄기로 보전·관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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