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시험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제 인생을 결정하는 하나의 관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준비한 것이 아깝지 않도록 그리고 엄마, 아빠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 거예요.”
대학 수학능력시험날인 17일이 다가오면서 수능에 대비하는 고3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15일 대구 수성구의 학생전용 도서관과 중구의 도서관 등 대부분의 좌석은 수능을 앞둔 학생들로 가득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앞두고 학생들은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라며 입을 모았다.
재수생인 김인화(21·여) 씨는 “사실 수능 며칠 앞두고 더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을 기억해 내고 끄집어 낼수 있도록 컨디션 조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부를 하는 자녀를 위해 도서관까지 도시락을 가져다 준 한 학부모는 “우리 딸이 시험치고 마음 상할까봐 너무 걱정된다. 좋은 성적 나와서 좋은 대학가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건강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7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휴대전화는 물론 전자기기를 휴대하고 입장할 수 없다. 전자장비를 통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스마트워치, 전자사전은 물론 심지어 MP3, 전자시계도 반입금지 품목이다.
덕분에 전자시계보다 시침과 분침이 있는 아날로그 시계가 ‘수능 특수’를 맞았다. 대구 중구의 한 시계전문점에서는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아날로그 손목시계가 가장 많이 팔렸다고 귀뜸했다.
손목시계라도 시험을 칠 때는 책상 위에 올려둬야 한다. 시험장 반입이 허용된 물품이라도 시험시간 중에 휴대가 허용되지 않은 물품은 지정된 장소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용 사인펜과 샤프 등은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시험 볼 때 쓸 사인펜 등이 시험실에서 감독을 통해 지급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사 영역이 필수로 지정됐다. 한국사 다음 시험에는 선택과목과 상관없이 모든 과목의 문제지가 배부되는데, 수험생은 자신이 선택한 문제지만 책상위에 올려둬야 하고 나머지 문제지는 문제지 보관용 봉투에 넣어 의자 아래 바닥에 둬야 한다.
해당 선택과목 이외 시험지를 보거나 혹은 탐구영역에서 1개 과목만 선택한 학생이 대기시간 동안 자습 등을 할 경우는 모두 부정행위로 간주되니 주의해야 한다.
답안 작성이 끝났더라도 무단 이탈하면 부정으로 간주된다. 시험 도중 화장실을 갈 경우에는 금속탐지기를 통한 소지품 검사는 물론 같은 성별의 감독관과 함께 화장실에 가서 지정된 칸을 이용해야 한다.
부정행위에 대한 예방책은 물론 문제지와 답안지에 대한 보안도 강화됐다. 앞서 14일 오후 대구지역 수능고사본부에 2017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문제지와 답안지가 도착. 감독관의 입회하에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직접 하역작업을 실시했다. 문·답지는 시험 전날인 16일까지 철저한 보안속에 보관되며 시험 당일인 17일 아침 시험장으로 옮겨진다.
올해 수능시험은 지난해보다 2만 5200명이 줄어든 60만 5987명이 지원했으며 대구에는 지난해보다 1864명이 감소한 3만 1513명이 48곳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룬다.
대구시 등 각 관공서는 수능 당일, 수험생들의 편의와 최적 조건을 위해 교통편은 물론 소음방지 대책에 나섰다.
시는 소음방지 대책반을 구성해 시험장 주변 소음원 사전실태조사와 현장 지도를 실시, 특히 듣기 평가 시간대인 오후 1시10분부터 25분간 소음 발생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이날 시와 구·군의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로 조정, 교통질서반 278명을 편성해 수능생들의 교통 편의를 유도한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수험생이 등교하는 시간대를 고려해 오전 6시부터 7시40분까지 철도를 6~9분대에서 5분 간격으로 운영하며 열차를 12회 증편할 예정이다. 길을 헤매는 수험생을 위해 시험장이 있는 역에 유도방향 안내문을 부착하고 안내원도 배치한다.
대구시설관리공단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수험생들에게 나드리콜택시를 무료로 운영하며 대구소방본부는 학교를 사전 소방점검하고 당일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구급차 지원 등에 나선다.
대구경찰청은 모범운전자회·녹색어머니회 회원과 함께 교통 안전 관리에 나서며 반월당네거리, 복현오거리, 범어네거리, 만촌네거리, 죽전네거리 등 26곳을 ‘수험생 태워주는 곳’으로 정해 교통 편의를 제공한다.
올해 수능날에는 전국적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한파가 없을 전망이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17일 대구·경북은 오전 한때 3도까지 떨어지다가 점차 따뜻해져 13도까지 오르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대구 정인영(19) 학생은 “시험 마치면 하고 싶은 것들 적어 놓은 10가지가 있어요. 그 중 하나가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 놀이동산 가는 거예요. 사실 부담은 커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고 말했다.
skaruds@ilyodg.co.kr
경북도-산학연 4개 기관, 돌봄 산업 생태계 구축 '맞손'
온라인 기사 ( 2024.12.15 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