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선웅씨 | ||
이처럼 북한이 국내에서 이미 출간된 책을 자신의 체제하에서 재출간하겠다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출판 관계자들은 “만약 양측간의 협의가 성사된다면 이는 남한의 책이 북한에서 출간되는 첫 사례가 되는 것인 만큼 향후 양측의 출판교류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에 북한이 관심을 보인 책 3권은 <해 뜨면 돌아가리라>, <통일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천기를 움직이는 사람들> 등 3권으로 이 책의 저자는 최선웅씨(62)로 알려져 있다. 특이한 것은 바로 최씨의 이력이다.
최씨는 대학생 시절이던 1967년 혈혈단신으로 밀입북을 감행한 장기수 출신이다. 67년 10월부터 68년 5월까지 꼬박 7개월간 평양에 체류한 후 남한으로 돌아왔으나 공안당국에 잡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68년부터 78년까지 10년간 옥고를 치른다.
당시의 서슬퍼런 군사정권 하에서는 밀입북만으로도 영락없는 사형감이었으나, 당시엔 일본 조총련 접촉 의심만 받았기에 사형은 면할 수 있었다. 뒤늦게 밀입북 사실이 알려지면서 86년 다시 수감, 약 11년간의 옥고를 다시 치르고 96년 12월18일 출감했다.
최씨가 펴낸 3권의 책은 자신이 젊은 시절 밀입북을 감행하게 된 경위와 당시 북한에서 보고 느낀 점, 그리고 국내 장기수로서의 체험 등을 자전적으로 쓴 것이다.
최씨는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신청을 낸 상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측은 다음달경 중국에서 직접 만나 출간 문제를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