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피아’ 논란 속 보안사고 연이어 발생
김철민 의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 상록을)은 “한국공항공사는 기존 계약중인 공항보안검색업체들에게만 유리한 ‘보안검색입찰 적격심사평가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지난 2008년 이후 유니에스(주), 서운에스티에스(주), 조은시스템(주), 에스디케이(주), 씨큐어넷(주) 등 5개 업체들이 보안검색 용역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 특정업체들이 마치 기득권처럼 한국공항공사의 보안검색 용약을 지속적으로 따낼 수 있었던 것은 불합리한 보안검색입찰 적격심사평가기준 때문이다.
보안검색 용역입찰 적격심사 중 사업수행 경험 배점기준(100% 이상 수행시)이 인천공항공사는 동등이상(공항공사와의 계약이행) 실적 10점, 유사실적(항공사와의 계약이행실적) 5점으로 양 실적 간에 5점 차이를 기록하고 있으나, 유독 한국공항공사의 경우는 ▲동등이상실적 35점 ▲유사실적 10.5점을 배정해 실적별 점수격차가 24.5점이나 발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비해 한국공항공사는 기존 특정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배점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불합리하고 편파적인 배점기준 점수격차로 인해 신규 업체들은 낙찰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입찰공고에 동등이상 실적업체와 유사실적 업체를 모두 참여시켜 마치 공정하게 입찰을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구색을 갖췄으나, 실제 유사실적 업체에 대한 적격심사세부 기준을 살펴보면 신규업체들은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24.5점이라는 점수 차이가 있을 경우 유사실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전자입찰에서 1순위로 선정되더라도 공사의 적격심사합격점수인 85점을 통과할 수 없다.
특히 입찰공고문을 살펴보면 이외에도 필요이상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 사실상 신규업체가 진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보안용역 특정업체 독식현상과 관련해 불합리한 입찰 평가기준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금년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있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퇴직자들은 이 같은 연관업체에 대거 포진해 일명 ‘항피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보안사고까지 빈발하고 있다.
최근 계약금액 100억 원 이상 용역업체 현장대리인이 모두 한국공항공사 출신으로 드러난 바 있고 김포, 김해, 제주공항 보안검색 및 특수경비업체 6개 책임자 모두 공사출신이 맡아 이들 업체에 대한 특혜 및 유착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테러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공항보안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월에는 김해국제공항에서 실탄을 소지한 경찰이 공항 검색대를 무방비로 통과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고, 6월에는 김해공항 환경미화원이 일반대합실 화장실 입구 휴지통에서 K-2 공포탄 3발을 수급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빈발하는 공항보안 사고에도 불구하고 한국공항공사는 특정 공항보안검색 업체에 대한 유리한 심사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급기관인 국토교통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기존 특정업체끼리 나눠먹기식 입찰 행태를 시정하기 위해 조속히 불합리한 심사평가기준을 시정하는 한편 기존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와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특별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