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청소년 합창음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노력”
천경필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아름다운 하모니가 있는 합창의 도시 대전의 꿈나무들을 키우는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은 1982년에 창단돼 연 30여회의 연주로 청소년 음악문화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배우며 노래하는 창의적인 중고등학생과 24세 이하의 대학생들로 구성된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은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기대를 받으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올해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천경필 상임지휘자는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를 졸업하고, 1997년 이태리 조르조 페데리코 게디니(G. F. GHEDINI) 국립음악원에 입학해 성악과 합창지휘를 공부했다. 2003년 이태리 바레세(VARESE)시에서 주최하는 최고 합창지휘자 코스에서 벨기에 국립방송국 지휘자 에릭 플로리앙(Heyerick Florian)에게 사사함과 동시에 최우수 지휘자로 선발돼 한국인 최초로 바레세(VARESE) 시립합창단을 지휘한 그는 ‘바로크 음악의 탁월한 해석’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럽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끊임없는 열정으로 미래 청소년 합창음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천경필 예술감독에게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본다.
-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취임 후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안은 무엇인지요.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만 24세 이하의 대학생들로 구성된 우리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단원들은 탁월한 기량으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아무래도 기량이 높은 대학생들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편하게 합창단 운영을 해온 경향이 있어 모든 단원들이 동등하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중·고생 단원들의 연주 기회를 더 많이 주기 위해 합창단 구성을 여성합창과 혼성합창으로 구분해 중고생들이 대학생과 동등하게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고생들의 기량 향상이 곧 우리 합창단, 나아가 대전합창단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생들과 지도하는 선생님들이 모두 그만큼 힘들어졌지요. 중·고등부 단원들 실력을 쌓게 하고, 대학까지 가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되는 고리가 결국 청소년합창단이 나아가야 갈 길이며 세계적인 합창 흐름에도 부합하는 길입니다.”
대전시립청소년 합창단 공연장면
-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활동을 소개한다면.
“1988년 제14회 구마모토 국제청소년음악제는 우리 청소년 합창이 세계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0년 ‘온갖 새들을 부르는 노래’와 2009년 ‘반디의 노래’ 환경 뮤지컬은 청소년들의 인성교육과 창의적인 음악문화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2007년 한국 합창단으로 유일하게 참가했던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및 치체스터 음악회에서의 연주는 우리 청소년합창단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 문화사절로서 대전의 위상을 한껏 높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4년 8월, 유엔 유네스코산하 세계합창연맹(IFCM)에서 개최한 ‘세계합창심포지엄 및 합창축제(WSCM)’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합창단으로 참가했으며 2012년부터는 중·고등부(Intermediate Choir)와 대학생(Concert Choir)합창부가 각 독립적으로 또는 연합(Combine)으로 연주를 하며 여러 형태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노래하는 가장 이상적인 합창단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음악과 평화의 도시 오스트리아 비엔나, 잘츠부르크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음악페스티벌에 참가해 전 세계에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의 맑은 영혼의 하모니를 선사했습니다.”
- 클래식 음악에 입문한 계기와 이태리 유학 시절은 어떠했는지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냥 클래식 음악이 듣기 좋았고, 조금 커서도 당시 유행하던 락음악보다 성악이 이유 없이 좋아 고등학교 때 합창단 활동을 했고, 충남대 음악예술대학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했습니다. 누나가 한국교원대학교 음악교육과 1회로 졸업한 것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한 후 97년 이태리로 유학을 가서 성악과 지휘를 각각 공부했습니다. 2002년 밀라노 가에타노 도니체티(G. DONIZETTI)아카데미에서 알베르토 모따에게 합창 지휘를 사사받고 역시 최우수 졸업을 하면서 유럽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해 2003년 벨기에 국립방송국 지휘자 에릭 플로리앙(Heyerick Florian)에게 사사받으며 최우수 지휘자로 선발돼 바레세(VARESE) 시립합창단을 지휘했습니다. 그 후 유럽 국제 에이전트 아르까디아 소속으로 많은 오페라 솔리스트와 합창단을 지휘하며 유럽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 귀국 후 많은 합창단을 창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5년 귀국한 후에는 성악전공자를 중심으로 한 대전필콰이어를 창단해 새로운 합창음악에 도전한 것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합창단 상임지휘자로 부임해 영재들과 대학합창의 새 장을 펼쳐 나갔습니다. 또 청소년 합창교육에 관심을 갖고 평송청소년합창단을 창단했고, 2008년 공주 필하모니 합창단을 창단했고, 그 해 7월에는 대전시립합창단을 객원 지휘하기도 했고요. 2009년에는 대전교구 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창단과 동시에 음악감독으로 위촉됐고, 2013년 대전광역시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3번의 응시만에 2016년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으로 위촉돼 즐거운 마음으로 미래 청소년 합창음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천경필 감독
- 오는 12월 10일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정기연주회로 ‘국악과 캐롤이 함께 어우러지는 크리스마스 음악파티’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연주회는 다양한 세계합창, 우리 국악과 크리스마스 캐롤을 함께 들을 수 있도록 국악가수 지유진씨와 퓨전국악연주팀‘풍류’를 초청해 흥겨운 가락과 합창의 선율이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크리스마스를 미리 즐길 수 있도록 ‘크리스마스 사랑이야기’라는 테마로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는 다양한 캐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여성합창을 아카펠라로 들려줄 예정인데, 필리핀 민요 Orde-e와 스웨덴 민속음악 Song of Hope는 토속적인 안무가 곁들여져 곡의 흥겨움을 더해줄 것입니다. 이어 스페인, 쿠바, 미국 등 세계 합창음악을 다양한 변주와 리듬, 스윙, 재즈풍의 피아노 연주로 들려줄 예정입니다. 국악과 캐롤이 함께하는 무대로 남도아리랑, 꽃타령, 옹헤야, 거문도 뱃노래를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로 이루어진 서양발성의 합창 음악으로 편곡했습니다. 고요한 밤, 징글벨 등 기존의 캐롤을 아카펠라, 락음악, 락엔롤 리듬으로 편곡해 다양한 버전으로 귀여운 안무와 함께 선보일 이번 공연에 오셔서 가족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실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 시민들께 하고픈 말씀이 있으시면.
“우리 사회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즐거운 음악을 가까이 하는 것처럼 좋은 방법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항상 문화 예술이 빠지지 않고 제시됩니다만 단순히 노래하고 춤추고 그림을 그리는 것만을 예술이라고 칭하기에는 모자란 점을 느끼실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음악과 접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합창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이 삶에 녹아들 수 있는 환경이 성숙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