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생산연령(30세-55세)에서 유병율이 가장 높아...여자가 남자보다 약 1.5배 많이 발생”
손창규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시작 몸의 어느 곳을 꼭 집어서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프다고 표현하기는 부족하지만 정상적인 활동에 지장을 주는 피로와 여기저기 통증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지만 이상 없다는 말을 듣고, 개운치 않아 다른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했지만 역시 이상 없다는 말을 듣고 의아해 하는 경험을 해본 도시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고통은 해결되지 않아 직장 상사나 주변사람들에게 꾀병부리는 것 아니냐는 억울한 의심을 받기도 하는 것이 만성피로증후군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매우 복합적인 신경병증 (Complex multi-system neurological condition) 이지만 단순히 ‘피로’라는 단어에 의하여 질병의 심각성이 대수롭지 않은 질환으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양성 근통성뇌척수염 (Benign myalgic encephalomyelitis) 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치료할 신약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손창규 교수를 만나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 등을 들어봤다.
- 만성피로증후군과 단순한 만성피로와는 전혀 다르다고요?
“만성피로증후군능 간략히 정의한다면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기억력과 집중력장애 등의 뇌와 관련된 중추성 피로증상이 특징인 복합 신경병증 상태입니다. 적절한 휴식에 불구하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피로를 만성피로라 하는데, 특히 의학적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원인불명의 만성피로 증후군 (Chronic fatigue syndrome: CFS)은 다른 질병의 부수적인 증상이 아니라 독립된 질병으로서 극심한 피로감과 전신의 통증성 증상을 비롯하여 기억력·집중력장애, 의지력장애 및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함으로서, 환자는 신체적, 정신적, 직업적 안녕이 심각히 훼손되고, 사회로부터 점차 고립감울 느끼는 매우 심각한 질환입니다. 매우 심각한 난치성 질병임에도 ‘피로’라는 명칭 때문에 대수롭지 않은 질환으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서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양성 근통성뇌척수염이라고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
- 환자가 젊은 층에 더 많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안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만성피로증후군의 유병율은 전체 성인의 약 1-2%에 해당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 질환은 한국을 비롯하여 선진국 사회일수록 그 발병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미국에 약 400만-800만 명, 한국에는 약 40만명 정도가 이 질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는 유방암 발병율의 약 12배, 치매의 4배의 숫자에 해당하는데, 특히 본 질환의 가장 커다란 특징중의 하나가 30세-55세의 가장 왕성한 생산연령에서 유병율이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보통 여자가 남자보다 약 1.5배 많이 발생합니다.”
- 만성피로증후군을 자가 진단의 기준은?
“피로의 원인을 설명할 만한 신체적, 정신적 원인이 없으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심한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다음 8가지 증상 중에서 4가지를 가지고 있으면 이 질환에 걸린 것으로 판단됩니다. 즉 ① 육체적 혹은 정신적 활동 후 피로감이 24시간 이상 지속되고, ② 아침 기상 후에도 상쾌해지지 않는 수면, ③ 단기 기억력 또는 집중력의 장애, ④ 근육통, ⑤ 붓거나 발적이 없는 관절통증, ⑥ 예전과는 다른 양상의 두통, ⑦ 목이나 겨드랑이의 딱딱하지 않게 커진 림프절, ⑧ 자주 반복되는 인후부 통증 등입니다.”
- 이 질환의 원인이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까지 이 질환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체내의 물리·화학적 항상성이 깨지거나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관여할 것으로 예측되며,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뇌와 내분비의 시스템인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의 작동이 저하된 것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다양한 임상시험에서 면역조절제나 항우울제 혹은 비타민 등은 권장할만 한 효과가 없었으며, 따라서 아직 전 세계적으로 표준약물 치료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임상에서 일부의 환자들은 지속적인 불편함으로 우울감을 호소하여 우울증 진단을 받고 항우울제를 처방받기도 하는데, 본 질환의 경우에는 유의한 효과가 없습니다.”
- 한방으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을 치료할 신약을 개발했다는데.
“전통적으로 만성피로를 비롯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은 한방치료를 선호하여 왔습니다. 이 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는 신체의 면역력 조절과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데 이는 한의학적 치료원리와 잘 부합되기 때문입니다. 약 10년간 한국인의 만성피로증후군 특성과 치료약물 개발을 연구하여 왔는데, 최근에 미엘로필 (Myelophil) 이라는 약물을 개발하여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약물의 구성 원리는 한의학에서 신체의 2대 필수 요소인 기혈(氣血)의 불균형을 중시하여 기병(氣病)치료의 대표적인 약물인 황기와 혈병(血病)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단삼의 유효성분을 추출하여 만든 것입니다. 2008년도부터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에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에게 처방하여 유효한 임상효과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 만성피로증후군 치료제 미엘로필과 임상시험에 대한 좀 더 설명해주시면.
“황기와 단삼의 유효성분을 추출하여 캡슐형 제제를 만든 것으로, 그동안 안전성 시험을 비롯하여 다양한 동물모델과 일부의 임상연구에서 효과가 증명되었습니다. 국내외 특허와 함께 8편의 SCI급 국제논문이 출판되었으며, 이러한 전임상 효력 데이터와 표준화 및 안전성 데이터를 근거로 한국 식약처로 부터 2상 임상시험에 대한 허가를 획득 하였습니다. 2016년 12월 초경부터 실시될 임상시험은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과 대전성모병원과 공동으로 실시되며, 향후 공동 개발팀은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는 만성피로증후군에 대한 최초의 치료제 개발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손창규교수
O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과 한방병원에서 강의와 진료를 하고 있는 손창규 교수는 현재 대한한의학회와 대한한방내과학회, 미국 암학회(AACR) 및 유럽간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의학계로는 드물게 미국 국립 암연구소(NCI) 포스닥을 연수한 것을 비롯해 충북대학교 실험동물 의학연구소와 미국 NIH 약물임상 평가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대전대 대전한방병원장을 역임한 그는 2012년 대한한의학회 학술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대전대학교 개원기념 학술상을 5회 연속 받았고, 신동아 간장질환 전국 명의로 추천된 바도 있다. 만성피로증후군과 만성간섬유화 (간경화) 치료제 개발을 위해 기초와 임상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대표적인 연구하는 임상한의사로 미국암연구소 (NCI) 연수 중에는 세계 최초로 인체의 19개 장기의 유전자 발현의 특성을 발표해 (Genome Research) 미국의 국립보건성 (NIH) 뉴스에도 소개되었으며, 그동안 115편의 SCI급 국제논문과 100여 편의 국내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대한민국 한의계의 시대적 화두인 한의학의 과학화와 세계화를 위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만성간장질환 치료제 ‘청간플러스’와 만성피로증후군 치료제 ‘미엘로필’을 개발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