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한희원, 김미현 등이 스폰서 업체의 로고를 붙인 것과는 달리 박지은의 모자 중앙은 휑하니 비어 있다. 그냥 하얗게 비워 둔 채이거나 가끔은 아버지 박수남씨가 회장으로 있고 자신이 주주로 참여하는 (주)삼호물산의 로고를 단 채 투어 생활을 한다. 지난해 나이키골프와 스폰서 계약을 맺긴 했지만 골프용품과 의류, 그리고 모자 옆에 로고를 붙이는 등의 서브 스폰서일 뿐 모자 중앙을 차지하는 메인 스폰서는 지금까지 없는 상태.
그렇다면 박지은같이 ‘황금알을 낳는 골퍼’가 왜 메인 스폰서가 없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을까. 이유는 박지은의 엄청난 부가가치 때문이다. 박지은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싶어 하는 기업은 한두 군데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박지은의 몸값을 계산하는 데 ‘셈법’이 안 맞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 것.
이런 상황에서 박지은이 나이키골프와 서브 스폰서 계약을 맺은 배경에는 나이키라는 브랜드 파워가 작용했다. 박세리, 김미현 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몸값’(공식 발표는 없지만 골프계에선 10억원 정도로 추정)에도 박지은이 나이키와 손을 잡은 이유는 ‘지명도’ 때문이었지만 결국 메인 스폰서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박지은이 2000년 프로 데뷔 첫승을 올린 직후에는 스폰서와 관련,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 실제로 국내 굴지의 H사와는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불발됐다는 후문이다. 그 후 박지은측에선 보다 좋은 조건을 갖출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시간을 벌어가는 중이다.
박지은측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골프계의 한 관계자는 “스폰서 없이도 얼마든지 여유롭게 투어 생활을 할 만한 재력이 있기 때문에 박지은측도 서두르지 않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만큼 메인 스폰서의 부존재는 이미지상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