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의 김병현(25)이 후반기 부활을 예고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김병현은 6월13일 오전 11시 뉴욕 행 대한항공 KE801편으로 출국했다. 부상치료차 갑작스레 귀국한 지 18일 만이다.
평소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빨리 출국 수속을 마쳤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다소 늦은 오전 10씨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청바지와 남색 줄무늬 남방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공항에 등장한 김병현은 기다리고 있던 20여 명의 기자들과 10여 분 동안 인터뷰를 한 뒤 곧바로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보름이 넘게 국내에 머물며 부상당한 발목과 어깨 등을 치료받은 김병현은 부상 부위뿐 아니라 무너졌던 신체 밸런스까지 바로잡았다며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특히 보강운동만 착실히 한다면 1~2주 안에 정상적인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복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에서 치료를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고칠 수도 있었지만 의외로 심각한 몸 상태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되고 신뢰하는 의사에게 몸을 맡겨 마음 편하게 치료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터뷰 도중 뛰어들어 온 한 팬의 갑작스런 휴대폰 사인 요청에 웃으며 바로 응해주는 모습을 보여 대인기피증 증세까지 보이던 이전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특유의 직설 어법은 여전했다.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트레이드 설에 관한 질문을 받자 “언론이야 그렇게 쓰는 거고, 그건(트레이드) 지네(구단)들이 시키고 싶으면 가는 것이고, 아니면 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등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먼 만큼 팬들도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화려한 부활을 약속한 김병현은 보스턴 산하 트리플A팀인 포터킷에 합류, 재활훈련에 들어간다.
최혁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