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감독은 “오늘은 생각이 좀 복잡했습니다”라고 서문을 연 뒤, “지난 97, 98년 스크린쿼터를 ‘문화적 주권’으로 선언하면서 한국영화를, 문화를 지켜냈습니다. 지금 다시금 스크린쿼터를 줄이고자 합니다. 대체로 누군가가 말했듯이 ‘이제 생각해야 할 때’가 된 모양입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여 감독의 글에선 친구인 이 전 장관이 이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고민이 엿보인다. 그는 “지난 몇 년 사이에 뭐가 그렇게 바뀌었을까? 지난 정부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던 것들이 이제 이해가 되는 사연은 무엇인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이어갑니다”라며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그 후 나름대로 고안해낸 해법은 정부의 난처한 입장을 감안해 국민이 나서자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 파병해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축소반대를 국민적 합의사항으로!’ 스크린쿼터는 영화인들의 철밥통 싸움이 아님을 천명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공동선에 관한 관심사입니다. 미래입니다. 지금 우리는 미래를 팔아먹을까 말까를 결정해야 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여 감독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을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아쉽게 낙선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선 후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다시 정치를 한 번 잘 놀았으면 그것으로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9월 개막 예정으로 현재 고양시 어린이국제영화제를 준비중이며, 시와도 이미 원칙적인 합의는 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