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비 스토리, 언니(박근혜 대통령)와 자주 불화관계 맺은 진짜 속사정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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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근령 전 이사장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견해부터 물었다.
- 이번 사태가 왜 생겼다고 생각하나.
“자기가(최순실) 개인적으로 대통령을 속이고 나 이런 사람이야 대통령도 자주 만나고 자주 드나들고 과시하면서 잘못한거, 행위자 처벌이지 어떻게 속은 사람이 같이 공범이 될 수 있나. 언니가 주변 사람들을 너무 도의적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측근들을 믿은 나머지 경계심을 풀었던 탓이다. 최순실이 개인적 이익을 추구한 것과 언니의 정치적인 행위는 별개 문제다. 현재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있는 언니의 안타까운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 박 대통령은 잘못이 없다는 것인가.
“언니가 현직 대통령으로서 불소추특권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하는 바람에 문제가 커진 것이다. 언니가 많이 놀란 상태에서 면책특권까지 내려놓겠다고 양보함으로써 결국 피의자 신세에 이른 것인데, 이건 잘못된 결과다. 지금은 제대로 변명할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다.”
- 검찰은 박 대통령이 재벌 회장들에게 최순실 씨가 주도하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했다고 중간발표를 했는데..
“K스포츠나 미르재단은 대통령이 창조경제, 문화경제를 위한 정책 사업이다. 미소금융도 그런거잖나. 수익자부담이기 때문에 기업이 낼 수 밖에 없잖나. 세금으로 낼 수는 없지 않나. 문화융성이나 창조경제 계획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은 아니다. 대통령께서 이란을 방문했을때 K스포츠가 이란단체와 k타워를 짓기로 의향서를 교환했다. 경제 영토를 넓히는 거다. 우리 기업들이 이란에 진출하는데 한류 문화재단이 같이 입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엄연한 공익재단이다. 언니가 금방 탄로날 얘기를 함부로 하겠는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도 공익재단을 만들지 않나. 그것을 직접 추진하는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이 대목에서 박 전 이사장은 야당의 정치공세를 탓하는 눈치였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그동안 선거 때마다 ‘박근혜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도 지금에 이르러 ‘친박’, ‘비박’으로 나뉘어 박 대통령을 확실히 지켜주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흥분하는 투였다. 과거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이나 이명박 정권 당시의 광우병 파동을 들면서 지금 상황을 역대 정권의 잘못과 비교하기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처음 정치에 뛰어들던 당시를 기억하면서는 자못 감회에 젖는 듯한 표정이었다. “대구 달성 보궐선거가 치러지던 1998년의 얘기다. 그때 언니가 나에게 한 이야기가 있다. ‘이 나라를 아버지가 어떻게 일군 나라냐’라고 하면서 출사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를 부흥시켰으나 다시 어지러워지고 있는 나라를 일으키겠다는 생각으로 박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박 전 이사장은 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추진해 온 업적을 들면서 야당이 협조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그중에서도 서비스산업발전법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진다는 민생법안 아니냐. 그런데도 야당이 외면하는 바람에 처리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발목을 하도 잡아서 언니 발목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고 한다”며 우스갯소리도 곁들였다.
이날 박 전 이사장은 예배 도중 김원남 목사의 소개로 연단에 나서 자신의 심정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 목사가 시국을 걱정하는 설교를 한 다음 “마침 이 자리에 박 대통령의 동생이 참석했으니 박수로 맞이해 달라”며 인사를 부탁한 것이었다. 김 목사의 소개를 받은 박 전 이사장은 “언니가 죄를 지었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고,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인 만큼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도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공연히 검찰이나 특검을 자극하지나 않을까 신경을 쓰는 듯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박 전 이사장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박 대통령과 반대편에 서서 대립하는 듯한 모습을 번번이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과연 어느 쪽이 본심일까. 급박하게 전개되는 지금 상황에서 혈육으로서의 동정심이 되살아난 것인가. 박 전 이사장이 지난 19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후보로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출마하려던 것이 하나의 사례다. 언니와는 다른 당을 택해 출마하려 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박 전 이사장은 이에 대해 “나 자신도 역사나 도덕, 범죄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문제 해결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집안 문제로 언니와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 번 맞짱 뜨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느냐’는 직설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나쁘게만 보지 말라”고 극구 강조했다. 자신이 국회에 들어간다면 야당의 입장에서도 언니를 도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서먹한 듯했다. “박 대통령과 언제부터 만나지 않게 됐느냐”는 질문에 “육영재단 사건이 일어나면서”라고 답변을 피하지 않았다. 자매 사이의 불화 문제가 너무 부각되는 것을 꺼려하는 듯 집안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답변을 회피하면서도 “오히려 언니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절대 인터뷰를 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밝혔다. 집안 문제 인터뷰는 하지 말자고 서로 약속까지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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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이르러 최순실 씨 부분으로 슬쩍 질문을 돌려 봤다.
- 최순실 씨가 자매 사이의 천륜까지 끊어 놓았다는 보도까지 있었는데.
“그런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최순실이 때문에 안 만나는 것은 아니다. 언니가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에 들어간만큼 가족들이 스스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왜 없겠는가. 대통령이 되어 자기 가족이나 챙기고 있어도 정상은 아니다.”
- 박 대통령이 가족들을 멀리 한 건 사실이지 않나.
“아버지가 18년 동안 친인척 비리 없이 잘 해 오셨는데, 언니도 ‘다른 건 몰라도 그 부분에선 독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다짐하곤 했다. 다른 대통령들의 전례를 떠올렸을 것이다.”
- 최순실을 언제 처음 보았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새마음병원에 언니를 만나러 갔을 때 잠깐씩 마주친 것 같다. 상심해 있는 언니를 도와 준다고 해서 고맙게 생각했다.”
- 최순실의 이름이 그때는 다른 이름 아니었나.
“아니다. 그대로였다. 최태민 목사의 이름이 바뀌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 본명이 ‘최필녀’라는 보도도 있었는데.
“그것은 잘못된 보도다. 최필녀는 다른 사람이다. 새마음봉사단 사무국장을 지낸 사람이다.”
박 전 이사장은 최태민 목사에 대해서도 지나간 기억을 되살려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뚜렷한 것은 최 목사가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 생전부터 청와대에 접근을 시도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알려진 대로 육 여사가 타계하고 나서 위로의 편지를 보내 박 대통령에게 처음 접근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설명은 다음과 같다. 어린 시절, 박 대통령이 육 여사를 따라 외부 행사에 참석할 때가 간혹 있었는데, 그때마다 민원인들이 박 대통령에게 진정서 같은 쪽지를 전달하면서 맺어지게 된 적잖은 관계 중 하나라는 것이다. 어린 박 대통령이 연단이 아닌 옆좌석에 따로 앉게 되고, 아직 경호가 삼엄할 때도 아니었으므로 민원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최 목사가 그렇게 연관이 맺어진 끝에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약을 보낸 적도 있다고 박 전 이사장은 회상했다.
최 목사가 “꿈속에서 육 여사를 뵈었다”는 편지를 보내 박 대통령과 가까워졌다는 부분에 이르러선 “이건 샤머니즘도 아니고 언니를 완전히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려는 의도에서 퍼뜨려진 얘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와 이간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며 이 부분 만큼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대학교까지 나와서 남의 꿈 얘기를 믿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1등으로 졸업한 사실도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가톨릭 신자로서 영세를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영세명이 ‘유리아’라는 것이다. 성심여고를 다닐 때의 얘기라고 했다. “나도 언니를 따라 영세를 받았다. ‘클라라’라는 영세명이었다”라고 소개했다.
박 전 이사장은 당시 최 목사가 청와대를 방문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최 목사를 친국(親鞫)하는 언론보도 사진에 대해 그 장소가 청와대가 아니라 호국봉사단 소속이던 제기동의 어느 노인병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병원을 방문하는 바람에 그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혹시 한 번 정도는 청와대에 들어왔을 수는 있겠으나 다른 경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현재 공화당 총재를 맡고 있는 남편 신동욱 씨에 대해 물었다. 신 총재가 그동안 최 목사에 대한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박 전 이사장은 이에 대해 “그 사람이 제대로 모르고 하는 애기”라고 일축했다. 그보다는 “남편이 요즘 새 일자리를 찾았다”며 새로운 사회 활동에 더 기대를 거는 듯했다.
[고진현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