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은 ‘불운의 사나이’로 통할지 모른다. ‘천신정’ 멤버이자 잘 나가는 3선 중진이었지만, 선친의 일본 헌병 복무 사실 때문에 열린우리당 당 의장 예비 경선에서도 탈락하는 ‘변’을 당했다. 신 의원은 예비 경선에서 의외의 ‘낙마’를 당한 뒤 자신과 정치적 동반자였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측을 겨냥해 “정치인이 각자 길을 가는데 옛날에 묶여서만 얘기할 수는 없다”며 불편한 감정을 토로한 바 있다.
신 의원과 경기고 동문인 A의원은 “선친 친일 논란이 벌어졌을 때 의원직을 사퇴하고 한 몇 년 동안 오지에서 무료 변론이라도 했다면 선친의 부채를 조금이라도 갚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랬다면 다음 선거에서 재기를 노려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때 죽는 것이 어쩌면 영원히 사는 길이란 것을 왜 몰랐을까….”
기자의 인사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던 신기남 의원. 트랙을 도는 그의 머릿속에 오만가지 상념이 스쳐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