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진상 고객’ 표시만 할 뿐 예약은 다 받아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내 불법행위를 일으켰던 승객 정보를 솎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비행 도중 승무원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던 승객이나 성희롱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지속했던 승객도 포함됐다.
하지만 탑승 시 명단에 작게 표기할 뿐 예약은 계속 받아 왔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복수의 대한항공 승무원은 “기내 불법행위자나 ‘진상 손님’의 경우 탑승자 명단에 다루기 힘든 고객이라는 뜻의 ‘Unruly’라는 단어로 살짝 표기할 뿐 탑승을 거부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무리한 요구를 자주 하니 잘 알아두라’ 정도만 이야기한다. 그냥 꾹 참는 수밖에 없다”며 “기내 불법행위를 단 한번이라도 저질렀던 승객은 예약 단계부터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한 승무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내에서 2시간 넘게 난동을 부린 임아무개(34) 씨는 지난 9월에도 비슷한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임 씨의 기내 불법행위 이력을 알고도 다시 예약을 받아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 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난동을 부리다 케이블 타이에 손목이 묶인 임 씨. 사진=제보 영상 캡처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 불법행위 이력을 가진 탑승객은 당연히 예약 단계부터 거부를 할 수 있다”면서도 ”임 씨의 기내 불법행위 이력이나 예약 단계에서 거부했던 사례는 개인정보법 위반이기에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