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징역 35년 선고
[대전=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막말을 들었다는 이유로 연상의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차에 실어 교통사고를 가장해 불을 지른 30대 남성에 징역 35년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과거에도 다른 교제여성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는 23일 “뉘우침없이 자기 합리화로 죄의 책임을 축소하려한 소지가 있다”며 살인 및 사체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판결했다.
이와함께 2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원심대로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제주도의 한 민박집에서 여자친구 B씨(43·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당시 B씨가 “이래서 나이차이가 나는거다”라며 짜증을 내자 A씨는 격분해 B씨의 목을 졸랐다.
A씨는 B씨가 죽은 줄 알고 태연히 담배를 피우던 중 B씨 ‘헉헉’ 소리를 내자 헤어드라이기의 줄을 이용해 재차 B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살해 당시 B씨는 임신 중이었으며 A씨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후 A씨는 B씨의 시신을 커다란 가방에 집어넣은 뒤 차에 싣고 20일 동안 강원, 인천, 전북 고창 등지를 돌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신용카드로 숙박비, 항공권 등 430여만 원을 결제하고 B씨의 차량을 판매해 190여만 원을 취했다.
특히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로 B씨의 지인과 자신에게 문자를 보내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는 치밀함도 보였다.
A씨는 같은해 12월 충남 태안의 해수욕장에서 B씨의 시신을 실은 차량에 불을 질러 B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처럼 위장했다.
당시 경찰조사에서 A씨는 담배에 불을 붙이려다 차가 불에타 여자친구가 죽었다고 거짓 진술했다.
이번 범행 이전에도 A씨는 2009년 다른 교제여성에게 골프채로 내리치고 제초제를 마시게 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살인미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었으며 2013년 또 다른 여성을 승용차에 감금하고 벨트로 목을 졸라 기절시킨 혐의(상해죄)로 2년6개월을 선고받았었다.
재판부는 “최고 가치인 생명을 화가난다는 이유로 박탈한 사실에 대해서는 엄중히 다스려야한다”며 “유사한 행위가 있었으며 재범확률이 있다. 유사한 사건에서 개선된점이 없어 사회와 분리해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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