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는 이…눈에는 눈?
탑승 과정에서 박 시장 일행은 대다수 공항 이용자들이 거치지 않는 별도의 절차인 엔트리 스캔(압축공기를 몸에 쏘면서 전파를 이용해 검색하는 기구)을 거치는 등 소지품을 철저하게 수색당했다고 한다. 더욱이 박 시장은 지갑과 서류 가방에 담긴 공문서까지 점검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미국인들과 일본인들은 엔트리 스캔 등 기구를 거치지 않고 10여분 만에 간단히 절차를 마친 뒤 통과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미국 공항측은 ‘정밀 검색대상을 샘플링했고 박 시장 일행이 그것에 해당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미국의 이런 ‘불친절’에 대한 박 시장의 대응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는 1시간 동안 몸수색을 당하는 등 푸대접을 받은 데 대해 격분, 앞으로 반미운동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선언한 것.
박 시장은 동행한 취재진에게 “관용여권을 가진 사람들조차 이런 수모를 당하는데 평범한 우리 국민이 어떤 수모를 당할지 안 봐도 알겠다”며 “미국측의 사과와 함께 향후 차별대우 철폐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광주공항 인근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철수를 미국측에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2년 전 주한미국대사관의 요구에 따라 광주 무등도서관에 개설된 아메리칸 코너의 폐지도 적극 검토하겠다”라는 이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박 시장의 ‘반미’ 대응에 대해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여러 가지 의견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은 “잘했다. 속이 시원하다”라며 박 시장의 ‘강경대응’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한 네티즌은 “미국에 대해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겠지만 시장 개인의 수치심과 불편 때문에 (도서관 미국 코너 폐지에 따른) 1백40만 광주시민들의 알 권리까지 빼앗는다는 것은 한심한 발상”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한편 광주시 관계자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철수나 아메리칸 코너 폐지 등의 발언은 홧김에 한 것 같다. 귀국하는 대로 대응책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