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고 세우기보다 보존하고 재생해야 할 때”
이경훈 부산시 사하구청장
구청장 공천 당시 지역에 연고가 없는 낙하산 공천이라며 말도 많았지만 지금은 구청장으로서 사하구의 살림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며 일 많이 하는 구청장으로 정평이 나있다. 구청의 직원들에게는 숫자 하나까지 기억하고 일 많이 시키는 꼼꼼한 구청장이지만 지역의 행사에는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는 애정이 많은 구청장이란 평가다.
이경훈 구청장은 사무관부터 시작해 1급 부산시 부시장까지 29년간 공직에서 보낸 행정 전문가다. 현장에서 직접 결과를 만드는 민선 구청장 직은 공직생활동안 몸으로 익힌 노하우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실행현장이 됐다. 중앙부처 공무원도 나름 괜찮지만 일을 집행결과를 바로 눈으로 보게 되니 훨씬 더 보람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공직할 맛이 난다는 얘기다.
# 새로운 패러다임, 구민 만족도 ‘껑충’
이경훈 구청장은 당선 후 관광자원이 많은 사하구를 해운대와 같은 컨벤션센터와 호텔이 있는 관광지와 달리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닌 ‘보존과 재생’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사하구만의 자연 생태와 역사, 사람과 정이 넘치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 결과 도시재생의 롤 모델로 부상해 국·내외 벤치마킹이 쇄도하고 세계 외신기자단과 세계적인 건축가 등이 방문해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며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대상 수상 등 다수의 영예를 안았다. 현재는 감천문화마을 지역특화 상품으로 황토가마소금 개발과 특판장을 조성해 미국FDA식품 안전테스트(중금속, 영양분석)를 통과하고 ISO9001 획득으로 국제적 품질 인증 받아 상용화되고 있다.
이경훈 구청장은 “가장 보람 있는 일은 구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자신이 사는 지역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다는 점이다. 사하구는 대티터널이 개통되기 전 산과 낙동강으로 오목하게 둘러싸인 지형으로 올망졸망한 시골 같은 분위기였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감천문화마을도 6·25전쟁 직후에 생긴 하나의 작은 마을에 불과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연간 173만 명이 찾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마을에 속한다. 또 겨울이면 낙동강으로 철새가 찾아오고 가을에는 승학산 억새가 바람에 나부낀다. 여름이면 다대포의 시원한 바람이 불고 봄에는 온 산에 벚꽃이 만발한다. 특히 사계절 몰운대의 아름다운 일몰은 출사가들을 불러 모은다”고 말했다.
# 인재유출 방지, 교육도시로 탈바꿈
교육 도시로의 탈바꿈을 위한 투자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부모들이 학군에 따라 이사하는 경우가 많아 인재 유출을 막고자 일과학고등학교 개교와 고등학교당 연간 5000만 원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유명 입시학원 논술선생을 불러 방학 특강도 진행하고 있다. 대학입시 설명회도 연3회 진행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구에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학교 측에서는 교육청에서 받지 못하는 지원금을 구에서 받으니 아이들에게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해졌고 학부모 입장에서는 굳이 이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작은 도서관에 삼삼오오 모여 독후감 발표대회나 다독자 시상식 등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해 머리를 모으기도 한다. 사하구의 작은 도서관은 각 동당 1개 이상 설치해 총 16개로 부산에서는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이런 노력은 IAEC 선정 세계3대 우수교육도시로 지정과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공식프로젝트로 인증되는 성과를 낳았다.
# 문화가 있는 도시
또 문화수준이 높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감천문화마을 서쪽 강가의 홍티라는 외딴 작은 마을에 문화예술 집적지 홍티아트센터를 준공해 문화인들이 상주하는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 중이다. 예술가들의 전시공간이었던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가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문을 닫아 입주해 있던 예술가들이 흩어져 구는 부산시에 17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예술가들을 다시 모았다. 홍티아트센터가 완공되면 상주할 공간과 활동전시시설을 마련해 예술마을을 이뤄나가게 된다. 2017년에는 현대미술관까지 건립되면서 하나의 문화벨트가 형성될 전망이다.
임진왜란의 격전지였던 다대진성도 최대한 부활시켜 역사가 살아있는 사하구임을 부각시키고자 문화재 등록을 추진 중에 있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다대로 변화를 시도 중이다. 오는 7월에는 다대첨사 윤흥신공을 소재로 한 오페라가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돼 관심을 모으게 된다.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서부산의료센터도 사하구에 들어서게 되며 기존1개의 복지관에 이어 새해에 장림·다대노인복지관이 들어선다. 신평제2청사가 완공되면 발달장애 지원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2018년에는 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와 장애인복지타운이 건립된다.
경제가 살아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부산어묵지역전략식품육성 사업의 일환인 공동 생어육 처리시설이 2018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구는 신평·장림산업단지를 혁신형 도시산업단지 조성에 공모해 신평장림 산업단지가 서부산권 혁신산단으로 확정되는 성과를 올려 2026년까지 총 2287억 원을 투입해 산단의 공간재편, 업종 고부가가치화, 근로·정주환경 개선 등 18개 사업이 추진된다.
이경훈 구청장은 “2016년은 구민의 뜻을 귀담아 듣고 공약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이룬 한 해였다. 새해에는 도시철도 다대선 개통, 강변대로 확장, 부산현대미술관 개관, 장림·다대노인복지관 건립, 홍티예술촌 조성 등 완료되는 사업이 있다. 더불어 서부산권 공공의료서비스 중심지역이 될 서부산의료원 건립이 새롭게 추진되고 도시철도 하단~사상선 건설, 을숙도대교~장림고개간 도로 개설, 대포항 다기능 어항개발, 국립청소년생태안전체험수련원, 수산식품 특화단지 재생사업 등 대규모 연차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사업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챙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풍요롭고 살기 좋은 창조도시 사하 건설을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온 것과 같이 변함없이 구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희숙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