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정유(丁酉)년 운세...역학에서는 닭(鷄)과 학(鶴)이 둥지 놓고 다투고, 학(鶴)과 봉황(鳳)이 다투는 해
옥천 용암사에서 본 일출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올해 정유(丁酉)년은 붉은 수탉 띠 해로 역학에서는 닭(鷄)과 학(鶴)이 둥지 놓고 다투고, 학(鶴)과 봉황(鳳)이 다투는 해로 비는 오지 않고 천둥소리만 요란한 해라고 한다. 1597년 정유(丁酉)년에는 일본이 조선을 침공했고, 1909년 을유(己酉)년에는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사살했다. 1921년 신해(辛酉)년에는 나진항이 개항했고, 1945년 (乙酉)년에는 해방은 되었으나 美軍政의 통치가 시작됐다. 1993년 계유(癸酉) 년 에는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해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역리학자 허정 이상엽 원장에게 붉은 수탉의 해인 정유년 전망을 들어봤다.
2017년 정유(丁酉)년은 붉은 수탉 띠 해가 된다.
닭띠면 닭띠지 왜 하필 붉은 수탉 띠일까.
10개의 천간 중 4번째인 정(丁)은 적색이 되고, 또 세성(木星)이 올해 정 서쪽에 있는 꿩(雉), 닭(鷄), 까마귀(烏) 모습 같이 생긴 별들을 경유해서다.
천간인 정화(丁)가 지지의 유금(酉金)을 극한다. 그래서 불의의 재변(災變), 공격(攻擊), 병난(病難)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또 상하의 충돌이 빈번해져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정유년은 학(鶴)과 봉(鳳)이 둥지를 놓고 다투고 고니와 까마귀는 갈 길(鶴鳳爭窠鵠烏失路)을 잃고 헤매는 운세가 된다.
그러나 유금(酉金)은 촛불을 의미하는 정화(丁火)의 생지(生支)도 되어 불기운은 생기를 유지하고 쇠(金)의 기운은 녹(祿)지를 만났으나 점점 약해진다.
따라서 때에 맞추어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활동범위는 축소되어도 욱일승천 하는 운세가 되고, 순리를 어기고 서두르면 활동 영역은 넓어지지만 유시무종(有始無終)하는 해가 된다.
특히 음지에서 정의를 지킨 사람들은 입신양명의 기회가 주어지고, 양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사람들은 퇴보하는 흉한 운세가 되어 나아가지도 물러나지도 못하는 신세를 한탄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물결을 파악하지 못하고 새로운 주장이나 신규 사업, 확장 등을 서두르는 사람들은 서리 맞은 가을 들판의 풀과 같은 처지가 될 전망이다.
주역 괘로 본 정유(丁酉) 10개의 천간 중 4번째인 정(丁)과 12개의 지지(地支) 중 10번째인 유(酉)는 태괘(兌卦)의 납음(納)이다.
따라서 정유년은 성(盛)한 양기를 상징하는 뇌천대장(雷天大壯) 괘가 된다. 양기가 강하여 반파(反破)되는 괘이다.
그래서 정유년은 천둥소리만 요란하고 비는 내리지 않는 형국(雷動千里有聲不雨)이 될 전망이다.
겉보기는 화려하고 빛나지만 실익은 없으니 내실을 다져야할 때다.
우레(雷)가 동하니 도약의 계기는 마련되는 운세도 되지만, 성급한 일처리와 과감한 신규 투자는 상처만 남기게 되니 한 걸음 물러서서 때를 맞추면 성공이 따르는 운세다. 따라서 저돌적인 사람에게 정유년은 “수컷 양이 울타리를 떠받다가 뿔이 울타리에 걸려 그 뿔이 약해지는 것(羝羊觸藩羸其角).” 같은 잊지 못할 운세가 된다.
그야말로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궁지에 몰리(進退維谷)”는 신세가 되는 운세다. 소인의 도는 설자리를 잃고 대인의 도는 점점 안정을 되찾는다.
역리학자 허정 이상엽
정치 전망
정유(丁酉)은 “용마는 길을 잃고 어룡(魚龍失路龍馬出海)은 바다를 나오는 운세”가 될 전망이다.
탄핵정국에 이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권력을 향한 암투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해묵은 이념갈등과 탄핵 찬반 등으로 갈라진 반목의 골은 더 깊어지고, 의리를 저버린 대권을 향한 이합집산과 줄서기 관행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계의 요구에 따른 노사와 계층 간의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늘어나고, 해묵은 진보와 보수의 이념논쟁은 북한의 핵과 사드(thaad) 배치문제가 맞물려 국론을 분열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화(丁)의 기운이 유금(酉金)의 기운을 극하는 해인만큼 하반기에 접어들면 소수의 목소리도 반영되는 화합의 장이 마련되어 국운융성의 기틀도 마련될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직언하는 신하를 옆에 많이 두었던 고대 중국의 상(商)나라 탕왕(湯王)과 주(周)나라 무왕(武王)은 나라를 번창시켰고, 예예하며 아첨하는 신하를 옆에 많이 두었던 하(夏)나라 걸왕(桀王)과 상나라 주왕(紂王)은 백성을 도탄에 빠트려 나라를 망하게 한(湯武諤諤而昌桀紂以唯唯而亡)”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제 전망
한마디로 쌓인 눈이 녹지 않아(積雪不消花信杳然) 봄꽃 소식이 아득한 것과 같은 운세다.
봄은 흉한 운세, 여름은 반길 반흉 한 운세, 가을은 보통인 운세, 겨울은 길한 운세가 될 전망이다.
그래도 우리 경제의 기본 틀은 유지 되지만, 비정규직, 노사, 노노갈등으로 인한 의견 대립은 정면대결로 치달을 것으로 점쳐지며,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안 심리는 창업과 신규투자는 물론 소비 심리마저 위축시켜 상반기 중소 영세 상인들과 서민경제 사정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 질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서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심각할 전망이다. 가뭄과 풍수해 등의 자연재해는 어려운 서민경제를 더 어렵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 노사 갈등도 일정부분 해소되어 신규 투자, 창업 등도 점차 늘어나 실업자가 줄어드는 등 회복세가 뚜렷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정세
동서로 바쁘게 다녀도 도모하는 일(東奔西走謀事難成)을 이루기 어려운 운세. 남쪽을 의미하는 불(丁)의 기운은 천간으로 들어오고 정 서쪽을 의미하는 금(酉)의 기운은 아래(地支)로 들어오는 해가 되어 미국의 주장은 강경일변도로 치 닿지만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일본과 미국의 관계는 돈독해 지고, 미국과 중국의 외교 마찰은 악화될 것이며, 일본과 중국의 무역마찰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의 이중적인 태도는 북한의 핵문제와 우리나라의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파열음은 무역마찰을 가중시킬 것이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인한 갈등 또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맹자(孟子)는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도 되게 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고, 그를 부르지 않았는데도 이르게 하는 것은 하늘이 준 운명[命]이다(孟子曰…莫之爲而爲者天也莫之致而至者, 命也).”라고 했으며, 열자는 “요절을 원망하는 사람은 천명을 알지 못하는 것이고, 빈궁(貧窮)을 원망하는 사람은 때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怨夭折者不知命者怨貧窮者不知時者)”라고 했다.
때가 되면 갈 건 가고 올 건 오기 마련이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해지만 자신의 운명을 알고 시대의 요구를 간파하여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반드시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한편 허정 이상엽은 명허(明虛) 선사로부터 주역, 역법, 풍수지리학을 수학했고, (현)대한민국서도협회 초대작가, 대전충남서예전람회 초대작가로 활동했으며, 저서로 ‘운명학 감추어진 진실을 말한다’, ‘역법의 역사와 역리학의 바른 이해’가 있고, 현재 역리학당 오원재에서 명리학과 풍수지리학 강의를 하고 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