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돌풍 희색
유독 소주시장에서 내놓는 제품마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두산은 진로를 잡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지난 2월 6일 처음처럼을 출시했다. 1월 수도권 시장의 6.4%를 차지한 ‘산’ 소주의 바통을 이어받은 처음처럼은 2월 9.8%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진로는 1월 92.4%의 점유율이 2월 89.2%, 3월 87.2%로 하락했다. 진로에서는 “신제품 출시로 인한 일시적 효과”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3월 처음처럼은 11.7%로 두자리수 점유율을 굳히고 있다.
두산은 4월에는 1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사장은 “연말까지 수도권 점유율 25%, 전국 점유율 15%를 달성하겠다”며 신제품의 실적에 고무되어 있다. 한 사장은 암투병 때 효험을 본 알칼리수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해 처음처럼에 접목시킨 장본인이다. 말하자면 처음처럼은 그의 작품인 셈. 마치 하이트맥주가 천연암반수로 당시 두산 계열사였던 오비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이번에는 두산이 하이트맥주 계열사인 진로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묘한 인연이다.
한 사장은 진로에서 영업총괄부사장을 지내다 2003년부터 두산주류로 옮겼다. 때문에 진로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알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고사성어대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한 사장은 “올해 말까지 25%의 수도권 점유율을 달성한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인 정면대결도 해볼 만하다”며 자신하고 있다. 한 사장이 ‘알칼리수’로 소주시장에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