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 형집행정지로 석방

‘딸 잃은 마당에 풀려난들…’

	▲ 연합뉴스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으로 구속돼 영등포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61)이 11개월 만에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김 전 차장은 지난 2000년 10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정·관계 인사 등을 불법 감청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지난 3일 서울남부지검은 가족들이 신청한 형집행정지를 받아들여 김 전 차장을 석방했다. 김 전 차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소견을 검토한 결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는 것.

김 전 차장은 지난 6월 셋째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앙지검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가족의 결혼은 형집행정지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된 바 있다. 당시 김 전 차장은 “영어(囹圄)의 몸으로 딸 결혼식장에 앉아 있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경ㆍ조사 때 일시 석방될 수 있는 1박 2일간의 귀휴를 거부, 결국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후 셋째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를 접하고 말았다. 6월 24일 결혼한 김 전 차장의 셋째딸은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된 7월 19일 분당의 친정집에서 ‘아빠가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했다.

평소 뇌혈관과 갑상선, 백반증, 부정맥 등을 앓아오던 김 전 차장은 딸의 자살 소식을 전해듣고 건강이 크게 악화돼 줄곧 병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