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니까 ‘오른팔’이지
박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30년 측근으로 알려졌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설립 때부터 정 회장을 보좌해왔으며 지난 4월 현대차 비자금 사건이 터진 와중에 정 회장이 단행했던 미국-중국 출장길에도 동행했던 MK사단의 1세대 경영인으로 꼽혀왔다.
사실 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회장을 지내다 지난해 9월 고문으로 물러나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정 회장이 구속되는 대형사건이 생기자 정 회장이 그를 ‘소방수’로 다시 전선에 투입한 것.
박 부회장은 MK사단의 신규 사업 진출에 관여했었고 지난 외환위기 때는 그룹의 구조조정 전문가로, 또 현대차에 부품납품을 하는 현대모비스를 현대차 주가를 능가하는 우량회사로 키워낸 공로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 대한 정 회장의 신뢰는 지난 4월 출장길 동반으로도 확인됐고, 보석으로 풀려난 정 회장은 경영복귀 첫번째 인사에서 현대차 내부갈등의 해결사로 박 부회장을 지목함으로써 또한번 확인된 셈이다. 이로써 현대차에는 MK 1세대 격인 박정인 부회장, 2세대 격인 김동진 부회장 등 투톱 체제가 됐다.
한편 현대차 안팎에선 보석으로 풀려난 정 회장이 첫 번째 인사로 단행한 박 부회장 컴백 인사가 여전히 MK 특유의 인사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배원기 전무는 지난 3월 비서실장으로 발령나면서 상무로 승진한 경우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인사에서 다시 또 전무로 승진해 1년에 두 번 승진하는 기록을 남겼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