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태산이네
박 전 회장이 유죄판결을 받은 지 얼마 안됐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염원하는 지역 여론이 박 전 회장을 지원사격하는 듯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박 전 회장의 활동영역 확대에 기대를 거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박 전 회장이 낙심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두산 총수일가의 대출이자를 두산산업개발이 대납해 준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21일 두산 총수일가 28명의 은행대출 이자를 회삿돈으로 대납한 책임을 물어 두산산업개발에 4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설날 혹은 3·1절 특사 대상에 포함되길 바랐던 박 전 회장으로선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총수일가의 비리가 적발된 마당에 두산의 간판격인 박 전 회장에 대한 조기 사면이 이뤄지길 바라기는 무리인 까닭에서다. 사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박 전 회장은 다시 한번 운동화 끈을 묶고 8월 15일을 향해 달려야 할 것이란 이야기가 재계 인사들 사이에 나돌고 있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