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엔 알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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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와 황 행장의 미묘한 관계가 연임 여부를 가릴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2005년 예보는 우리금융의 스톡옵션에 제동을 걸었던 바 있다. 지난해엔 우리은행 성과급 지급에 대한 갈등이 촉발돼 결국 황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 공적자금 조기 회수가 주 목표인 예보와 우리은행 경영을 책임져온 황 행장의 입장 차이가 결국 황 행장 연임 논란으로 이어진 셈이다.
얼마 전 예보가 우리금융지주의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키로 함에 따라 황영기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이야기가 나돌게 됐다. 회장-은행장 분리를 통한 예보의 인사 개입 의지로 받아들여지면서 그동안 반목해온 황 행장의 연임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 것이다.
황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금융지주 1기 경영진은 윤병철 회장-이덕훈 은행장의 분리 체제를 선택했지만 지주회사와 은행 간 소통 문제 때문에 결국 황영기 2기 지주회사 회장 겸 은행장 체제가 탄생됐다. 이후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모델이 됐다는 점에서 황 행장 연임에 무게를 실어주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도 황 행장의 연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비정규직 3100명의 정규직 전환을 단행했다. 황 행장은 그동안 연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지만 대규모 정규직 전환 같은 민심 추스르기를 통해 연임 지지 토대를 구축하려 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시중 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최대주주와 이사회의 입김에 의해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황 행장이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78%를 가진 최대주주 예보를 호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청와대 등 여권과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지에 달려있는 셈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