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왕따 될라…’
정 부장판사는 최근 세 차례에 걸쳐 게재한 ‘강경 수위’의 글을 지난 2월28일 오후 지우고, 대신 법원 가족들에게 전하는 장문의 글을 통신망에 올렸다.
정 부장판사는 글 첫머리에 “나의 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는 정말 죄송하다”는 심경을 짤막하게 언급한 뒤 “법원 내부에서 내 글과 관련해 갈등양상이 나타나는 것은 전혀 바라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글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글을 지운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나의 주장에는 변함이 없으나 내부적으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외부에서 보기에는 갈등으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에 글을 지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주변에서는 법원 내에 문제의 글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가 조성된 점이 정 부장판사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전해졌던 게 아니냐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정 부장판사가 인사 문제를 강도 높게 꼬집는 과정에서 언급한 몇몇 판사들이 오히려 그의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고, 대법원장과 관련한 의혹 해명 요구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일체 대응을 하지 않자 글 자체가 전체적으로 큰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정 부장판사가 글을 삭제함으로써 이번 파문은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과연 인사 등을 둘러싼 파문의 불씨가 완벽하게 진화된 것인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