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선다고? 실세니까
문 실장은 특히 한나라당의 논리에는 두 가지 모순점이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주장이 국회에서 반대해서 국민투표까지는 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인데 그러면 이것이 무슨 국민투표 운동이 되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를 주장하려면 국회에서 찬성을 해서 국민투표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나라당 논리대로라면 차기 대선주자들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하는 모든 행위도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며 “결국 한나라당은 자기들이 하는 것은 괜찮고 남이 하는 것은 안된다는 이중잣대를 갖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문 실장은 또 “개헌추진지원단이 공청회, 토론회를 갖고 홍보물을 배포하는 것은 정치권에서 아무런 개헌 논의를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열린우리당 외에 나머지 정당들은 지금이라도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비정치인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제1 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한 사례는 그동안 매우 드물었다. 역시 실세 비서실장다운 강공책이라는 평가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장 신분으로 너무 나서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노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을 등에 업고 실세 비서실장으로 자리매김한 문 실장이 향후 민감한 정치현안과 관련해 어떤 강공책을 들고 나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