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씻고 ‘하늘 위로’ 떴다
그래서일까. 2년이라는 침묵 끝에 낸 3집 ‘하늘 위로’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이제 정상 탈환까지 노리고 있지만 오히려 당사자는 덤덤했다. 현재 가요차트 순위를 듣고는 “오~반응이 빠르네”라며 특유의 허스키 목소리로 한마디 내뱉고는 고개를 끄덕인 게 전부였다.
“인기라는 게 참 덧없다”며 입을 뗀 렉시는 “공백기간 동안 울기도 많이 울고 화내기도 했는데 이제는 나를 속박하던 것들에게서 벗어났다”고 지금 심경을 전했다. 덕분에 3집 때는 팬들에게 구박을 받을 정도로 의상이나 메이크업에 신경 쓰지 않게 됐다고. 메이크업할 시간에 한 시간 더 자고 더 나은 무대를 보여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단다.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인들의 눈빛, 걸음걸이 심지어 뒷모습까지 바뀌는 것을 보면서 그 심정을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설 정도다.
렉시는 예민했고 예뻐야 했던 예전의 렉시는 버렸다고 했다. ‘여자 땀쟁이’라고 불려도 좋고 기자들을 본의 아니게 ‘안티’로 만들어버리는 사진이 찍혀도 괜찮지만 무대 위에서만은 멋진 가수이고 싶은 렉시가 있을 뿐이다.
가요계에 섹시 태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보이시 콘셉트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렉시. 음원 발표 한 달 만에 최정상을 향해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그의 열망과 땀방울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걸까. 아니면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가요. 2집이 ‘눈물 씻고 화장하고’였잖아요”라는 그의 말이 사실이었던 걸까?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