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좋고 매부좋고?
하지만 이 도자기의 구매자는 ‘독지가’로만 알려졌을 뿐 신상이 알려진 게 없었다.
이 ‘독지가’가 최신원 SKC 회장이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그때 최 회장은 비서진 이름으로 이 경매에 참여해 도자기를 낙찰받았다. 하지만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을 뿐 최 회장은 도자기 경매 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 단체에 실명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은 이 행사가 사회 명사들의 애장품경매를 통해 기금을 조성, 불우이웃을 돕자는 것이라 “좋은 일 하는데 동참하고 싶다”는 뜻에서 참여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정치인 박근혜’의 물건을 사줬을까 하는 의문이 따른다.
이에 대해 양가의 인연을 거론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4년 12월 박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씨 결혼식에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등 양가가 집안 대소사나 명절 인사를 챙길 정도로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회장이나 박 전 대표는 52년생 동갑이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과 박 전 대표가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박 전 대표는 장충초등학교를, 최 회장은 덕수초등학교를 나왔다. 박 전 대표의 장충초등학교 동기 동창에는 김승연 한화 회장과 정몽준 의원,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딸 예리 씨 등이 있다.
최 회장의 부친인 최종건 회장이 3공 시절 기업을 키웠고 3공 인사와 가까웠던 점이 박정희가와 연결되는 고리일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의 막내 여동생이 3공 실세였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과 결혼했다. 또 3공 시절 고위직 인사들이나 그 자제들은 특별히 모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집안끼리 왕래하며 친목을 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불우이웃돕기’라는 ‘좋은 뜻’이 붙는 행사라 최 회장이 정치적인 부담없이 경매에 거액을 희사했다는 것이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