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박상현 교수 인터뷰
울지대병원 박상현 교수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넘는 강추위가 지속돼 금강이 얼어붙은 요즘 기온이 낮아질수록 혈관이 수축해 심장 근육과 신체 장기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낮은 기온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기 때문에 죽상경화의 조짐을 보였던 혈관이 있었다면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을지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박상현 교수에게 추운 계절 우리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 죽상경화에 대해 알아본다.
- 죽상 경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주신다면.
동맥은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매우 중요한 혈관으로, 수도관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런 동맥이 어떠한 이유로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는 현상을 동맥경화라고 부르며, 죽상경화는 동맥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 내경이 좁아지는 현상입니이다. 즉 죽상경화는 동맥경화에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죽상경화의 진행과정을 보면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하고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면 죽상반이 형성되며, 죽상반이 커지고 혈전이 생기면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죽상경화의 초기 병변이 초등학생 나이인 10세 전후에서 시작되고,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내경이 급격하게 좁아지거나 막혀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죽상경화증에 대해서는 생소하게 생각하며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엄밀히 말해 뇌졸중, 심근 경색증, 말초혈관질환 등의 발생 원인이 동맥경화증이 아니라 죽상경화증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동맥경화증과 죽상경화증을 일반인들이나, 언론에서 혼용해서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맥경화증이나 죽상경화증이란 말은 구체적인 병명이 아니고 우리 몸 안의 혈관 특히 동맥의 병적인 변화를 말하는 의학용어입니다.
- 죽상경화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지?
흡연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이 죽상경화의 4대 위험인자입니다. 흡연의 경우 죽상경화에 의한 심혈관 사망률이 흡연 양에 비례하며, 대체로 2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1년간 금연할 경우 사망률은 50% 이하로 낮아지고, 5년 이상 경과한 경우 전혀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과 같아집니다. 고혈압은 꾸준히 치료하면 뇌졸중은 35%, 심근경색은 25%, 심부전은 50% 이상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고지혈증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면 그에 비례해 죽상경화 발생위험이 증가하고 혈중 수치가 1% 상승하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2~3% 상승합니다. 또 당뇨환자의 경우 죽상경화에 의한 합병증 발생 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최근 주요 위험인자로 분류해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나이, 가족력, 운동부족, 비만 등도 위험인자로 꼽힙니다.
-죽상경화의 증상은?
죽상경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진행되면서 좁아진 부위에 따라 증상이 나타납니다. 먼저 혈압이 높아지고 전신에 혈액을 통해 공급되는 영양소와 산소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감각이상을 느낄 수 있는데 보통 ‘저리면서 아프다’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뇌혈관에 죽상경화가 오는 경우 두통, 현훈, 기억력 감소 및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며, 심장혈관에 죽상경화가 오는 경우 흉통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신장 동맥에 침범하게 되면 다리와 얼굴에 부종이 생기고 요독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하지 죽상경화가 나타나면 발이 잘 붓고 발이 아파 걸음을 오래 걸을 수 없으며 색 변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고지혈증과 죽상경화와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진단명을 혼동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고지혈증의 경우 때로는 눈의 안검 가장자리에 살점이 노랗게 튀어나오는 황색판종이 생길 수 있으며, 가족성 고지혈증은 손등이나 무릎 등에 황색 결절이 생기는 황색종을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으로 높을 경우 죽상경화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데, 역학적인 조사에 의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250mg/dl 이상이면 정상인과 비교할 때 죽상경화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5배정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박상현 교수
- 예방과 치료 등 대책은?
죽상경화의 합병증은 대부분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환들로 심장혈관에 죽상경화가 오는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이 동반될 수 있으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이나 뇌혈관이 막히는 경우 뇌경색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죽상경화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앞서 설명했듯 초기 병변이 10세 전후에서 시작되는 만큼 어려서부터 관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저염식을 습관화하고 동물성 지방섭취를 줄이는 등의 철저한 식이요법이 필수입니다. 햄버거, 피자, 치킨 등과 같은 서구화된 음식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혈관과 혈액의 건강 또한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평소 혈관 관리를 위해 채소 위주로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예방법입니다. 죽상경화 환자의 경우 근력운동보다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되며, 빠르게 걷기 혹은 가벼운 조깅 등의 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겨울철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야외에서 하는 운동은 혈압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운동 중에 가슴이 죄어오거나 불규칙하고 심하게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흡연과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것은 필수 조건입니다.
박상현 교수(41)는 을지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전임의를 지냈 다. 현재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이자 을지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조교수이며 을지대 대전캠퍼스 임상실습과장을 맡고 있고,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심장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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