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밀알? 그러다 ‘썩은 이삭’될라
“범여권 대통합에 밀알이 되겠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탈당과 당적변경을 수시로 하고 있지만 이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민심은 냉랭하기만 하다. 특히 이들 탈당파 수장격인 김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물론 대통합파 일각에서도 그의 잦은 당적 변경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을 정도다.
정치권 안팎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라며 당적 변경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과 합당한 이후 오늘까지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동료 의원들은 통합민주당이 대통합신당에 참여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끝내 통합민주당의 박상천 공동대표 등과 함께 대통합신당에 합류하지 못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떤 경우에도 대통합의 대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독자세력화로 분열을 고착시키는 데에 우리가 함께할 수는 없다”며 통합민주당을 탈당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우리의 지난 여섯 달 간의 행적은 다만 대통합을 일궈내기 위한 힘겨운 과정이었다”며 “(우리의) 집권여당 집단탈당이라는 결단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고 이어서 범여권의 지각변동이 뒤따른 결과 비로소 대통합민주신당의 등장이 가능한 토대가 마련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자신들이 범여권 대통합을 견인하는 밀알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 의원과 1차 탈당그룹은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잃고 향후 정치적 입지도 크게 약화될 것이란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 정당사에 유례 없는 ‘반 년에 네 번 당적 변경’이라는 불명예를 쉽게 씻을 수 없을뿐더러 그들의 행적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혹한 판단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