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빵의 전쟁
호텔업계 진입과 함께 제빵사업을 먼저 시작한 것은 정유경 상무다. 조선호텔은 2005년 초 베이커리사업부를 조선호텔베이커리로 분사, 이마트 등에 ‘데이앤데이’ 매장을 설치하는 등 보유 브랜드의 매장 수를 117개까지 늘렸다.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867억 원(당기순이익 35억 9447만 원)으로 조선호텔 매출액(1581억 원·당기순이익 64억 3210만 원)의 54.8%에 이르는 안정적 수입원으로 키워냈다. 업계 5위 수준.
이부진 상무의 호텔신라도 지난해 3월 이마트의 경쟁사인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프리미엄급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아티제 블랑제리’ 1호점을 오픈했고 지금까지 세 곳의 점포를 운영해왔다. 그런 이 상무가 이제야 그 브랜드 그대로 회사를 만들며 본격적인 제빵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합작사를 만든 홈플러스 호텔신라 양사는 홈플러스의 유통망·마케팅 노하우와 호텔신라의 생산·운영 노하우의 시너지 효과로 최고급 베이커리 회사로 만들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매장 수를 총 9개까지 늘리고 계속해서 홈플러스 전체 55곳에 점포를 낼 계획이다.
조선호텔베이커리의 개인 최대주주(40%)인 정유경 상무에 비해 합작사 지분 19%, 그것도 회사 지분만으로 도전장을 내민 이부진 상무의 출발은 언뜻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언제 막강한 삼성 파워를 업고 뒤집기를 할지 모르는 일. 출산을 앞두고 있어 곧 ‘엄마’가 되는 이부진 상무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