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기각 땐 대기업 특혜 의혹 모두 수면 아래로...청와대 압수수색-박 대통령 대면조사 후 재청구 가능성 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2월 초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을 강행 추진 중인 특검이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 중이다.
앞서 법원은 지난 19일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뇌물공여죄 등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검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이재영 부회장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삼성 특혜 의혹’ 수사에서 수세에 몰렸다. 촛불민심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자 “삼성공화국”, “그냥실세 이재용” 등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와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부장,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 등을 잇달아 불러들이며 보강수사에 나선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 재청구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뒷모습
만약,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강행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영장 기각 시 삼성을 비롯한 특검의 대기업 수사가 제동이 걸릴 것은 자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대가성 특혜 의혹이 불거진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특검 수사의 설득력마저 잃어버릴 수 있는 처지여서, 특검의 이 부회장 영장 재청구가 마냥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특검은 이미 재판부가 뇌물죄 적용을 위한 핵심 요소인 ‘대가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증거나 증언 등의 해결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적이다. 하지만 특검이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다시금 수사 활력을 찾을 가능성도 있어 이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영장 청구 시기와 유무에 대한 특검의 고민과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