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핀다·에임…자산 확인·가격 비교·로봇 자문 ‘알아서 척척’
# 내 자산은 지금 어디에 ‘브로콜리’
자산은 누구에게나 있다. 통장 잔고는 바닥이고 갚아야 할 대출금이 숨통을 조이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빚도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얼마인지를 정확히 아는 일이다.
데일리마켓플레이스에서 선보인 ‘브로콜리’는 개인이 소유한 자산과 부채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서비스다. 은행 계좌를 비롯해 적금, 대출, 카드, 펀드, 주식 등 모든 금융기관에 분산되어 있는 개인 금융 현황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브로콜리’는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 금융기관 사이트 로그인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사진=브로콜리
평범한 직장인이 돈을 모으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더 벌거나, 덜 쓰면 된다. 더 버는 건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브로콜리’는 덜 쓸 수 있도록 계획적인 소비를 도와준다. 체크 및 신용 카드 또는 현금 등의 사용 항목을 체크하고, 이를 분류한 다음 도표로 보여준다. 가령 한 달 동안 본인이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를 보여 줌으로써 사용자가 이를 의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중에 많은 가계부 앱이 존재하지만, 브로콜리는 ‘이미 쓰인 가계부’ 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사용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입력해야 될 사항은 별로 없다. 다만 앱을 설치하고 초기 설정하는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당연히 공인인증서는 필수다. 앱이 스스로 각 금융기관의 기존 서비스에 자동으로 빠르게 로그인해서 정보를 읽어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 번만 고생하면 계속 편하다는 점에서 시간을 할애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미 약 25만 명이 그렇게 했다.
# 복합형 금융상품 쇼핑 테마파크 ‘핀다’
단언컨대 금융 상품은 조립PC를 사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사전에 알아야 할 지식도 많고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느냐”고 대놓고 물어보는 곳도 없다. 금융기관에 방문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순한 양’으로 돌변하는 이유다.
‘핀다’는 금융업계의 ‘아마존’이자 ‘트립어드바이저’이자 ‘다나와’이자 ‘쿠차’다.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은행을 비롯한 1금융권과 2금융권의 수많은 예적금, 대출, 펀드 상품과 P2P 투자-대출에 이르기까지 국내 금융 상품 3200여 개와 그 조건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핀다는 은행과 금융기업의 거의 모든 상품을 비교 분석하고,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사진=핀다 홈페이지
사용자가 조건이나 목표를 입력하면 똑똑하게 추천도 해준다. 가령 올해 여름휴가에 쓸 해외여행 자금 300만 원을 지금부터 모은다고 가정해보자.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매달 월급에서 50만 원씩 떼어 6개월간 은행에 저축하는 것이 있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똑똑한 방법은 아니다.
핀다에서는 목표액을 설정하면 최적의 금융상품을 소개해 준다. 매달 50만 원이 아니라 49만 7000원만 입금해도 300만 원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고작 월 3000원이라고 실망하는 것은 하수다. 진짜 부자들은 더 작은 금리 차이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핀다는 별도의 전용 앱이 없다. 대신 스마트폰이나 PC의 웹 브라우저에서 접속하는 방식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당장 관심 있는 금융상품이 없더라도 꾸준히 방문하면 다양한 금융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매월 약 30만 명이 핀다에서 돈이 되는 정보를 발견하고 있다.
# ‘베이맥스’ 같은 편안한 투자 로봇 ‘에임’
금융 수익만으로 부유한 생활을 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전부 금융 지식에 정통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특별한 개인금융 서비스를 이용한다.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이를 줄여서 흔히 PB라고 하는 금융 서비스다.
PB는 자산을 전문가에게 일임하는 대신, 운용 수수료를 지불한다. 수수료는 보통 운용 자산의 1.5%에서 2.5% 정도로 책정된다. 과거 PB들은 10억 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만 상대했지만, 최근에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더 적은 자산을 맡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래도 여전히 수천만 원 정도로는 제대로 고객 대접 받기 힘들다.
정식 출시를 준비중인 ‘에임’은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다. 로봇이 자문 역할을 맡는 대신,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투자액도 최소 500만 원부터다. 사람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니 투자액이 적더라도 전혀 민망하지 않다. 사실 효율적인 투자 고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사람은 수십억 원을 가진 고액 자산가들이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이다.
‘에임’은 로보 어드바이저 기술을 통해 0.5% 수수료로 PB에 근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진=에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직접 만나서 계약하지 않고 투자를 일임하는 이른바 ‘비대면 일임’을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에임 역시 일임이 아닌 ‘비대면 자문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자산 운용과 관련해 정해진 몇 가지 질문에 답하고 나면 에임의 로봇 어드바이저 ‘에스더’가 최적의 투자 방법을 알려준다.
단순히 방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실행까지 연결시켜주는 것이 에임의 차별화된 요소다. 먼저 한국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 금액을 입금시켜 놓으면, 그 다음은 투자 실행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과연 로봇에게 믿고 내 돈을 맡길 수 있을까. 어차피 난다 긴다 하는 매니저들이 즐비한 PB도 일임형 투자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지만 말이다. 에임은 미국 상장지수 펀드를 기본으로 경기 사이클에 따라 채권 및 주식 등을 섞는다.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알고리즘을 내세우고 있지만, 에임의 실력은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300명이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식 출시는 오는 5월 예정이다.
봉성창 비즈한국 기자 bong@bizhankook.com
※비즈한국 홈페이지에 가시면 더욱 생생한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