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만 하면 눈도장
먼저 이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일은 안 하고 거들먹거리며 폼만 잡는 형이라고 한다. 그는 능력도 없이 자신의 직책을 앞세워 폼만 잡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을 굉장히 혐오한다고 한다. 여기에 다소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책상에서 ‘페이퍼 워크’만 열심히 하고 펜대만 굴리는 스타일도 싫어한다고 한다. 이는 이 대통령 자신이 어렵게 고학하면서 자수성가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지위만 믿고 아랫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권위주의적인 인물을 싫어하는 데다 그가 몸담았던 현대건설 사풍이 형식보다는 몸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긴 자연스런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책상머리에서 거들먹거리는 사람은 늘 염두에 뒀다가 인사 상 불이익을 줬다고 한다.
두 번째는 부정한 돈을 받는 사람을 싫어한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 CEO 재직 당시 돈 받은 사람은 액수를 막론하고 면전에서 이유를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사표를 쓰라고 할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해 엄격했다고 한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같은 경우는 직원들이 보는 자리에서 뺨까지 때렸다고 하는데 그것을 그대로 배웠다는 것이다. 사실 건설회사 특성상 ‘검은 돈’이 거래될 소지가 많기 때문에 엄벌하지 않으면 회사 존폐까지 걱정할 정도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검은 돈을 받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함께 일하지 못할 사람’으로 낙인 찍었다고 한다.
세 번째는 불성실한 사람을 혐오한다고 한다. 이는 그가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하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각하는 사람을 아주 싫어한다고 한다. 특히 그는 업무상 술을 마셨더라도 출근은 제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마저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대통령에게 불성실하다거나 ‘상습 지각자’로 낙인찍힌 직원들은 언젠가 반드시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한다. 이 같은 생활철학은 정주영 전 회장의 경영방식과도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아들은 물론 며느리까지도 새벽 4시 30분에 집으로 불러 아침밥을 먹고 다같이 출근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건설회사 특성상 해만 뜨면 일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이것도 당연한 생활철학이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