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림 조선족 촬영동호회장 옥천 방문
박화림의 백두산 천지 정경
[옥천=일요신문]육심무 기자 = 중국 연길에서 1995년 한국 친척의 초청으로 돈을 벌러 서울에 왔다가 사진을 배워 지금은 백두산 사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진작가로 인정받는 박화림 회장이 오는 5월 지용제 기간에 열릴 향수 사진 공모전 참여를 논의하기 위해 충북 옥천을 찾았다. 지난 2010년 10명의 회원으로 시작한 조선족 촬영 동호회는 현재 정 회원수만 900명에 육박하고 있고, 회원들은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은 물론 러시아, 미국, 남미까지 회원들이 퍼져있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사진 포인트를 가장 많이 개발했고 한국작가들과 백두산 촬영을 매년 20차례 이상 실시하고 있는 박화림 작가는 사진은 서로의 정서를 공감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며 말이 통하지 않아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단다, 옥천군을 방문한 조선족 촬영동호회 박화림 회장을 만나 향수사진 공모전 참여와 조선족 촬영동호회의 활동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화림 조선족 촬영동호회장
- 옥천 출신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지용제가 한국보다 연변에서 먼저 시작돼 매년 이어오고 있다는데.
연길에서는 우리나라 낭만파 시인의 최고봉인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지용제가 오래전부터 열렸습니다. 오랜 외국 생활에서 우리말과 우리 글이 잊혀지거나 변형될까봐 걱정한 문인들이 주축이 되어 지용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지용제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향수 등이 품고있는 정서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남한내에서는 월북작가로 몰려 금기시되던 정지용 시인이 해금되면서 옥천에서 지용제를 시작했고 연변 지용제와 상호 교류를 시작하면서 연길 조선족 동포들은 대다수가 향수의 고장 옥천을 압니다. 저와 조선족 촬영동호회의 중국내 회원들은 지용제 기간에 열리는 향수사진 공모전 참가를 통해 정지용 시인과 옥천을 알게되었습니다.
- 향수 사진 공모전에 참가하는 조선족 사진 작가들이 얼마나 되는 지.
정확히 해마다 몇 명이 참가하는 지는 모르지만 향수 사진전의 최고 상인 금상을 조선족 작가가 수상하기도 했고, 동상도 여러명 탔습니다. 솔직히 향수 사진 공모전의 주제에 적합한 사진이 어떤 것인지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향수 사진전 수상작품들을 게재한 책자와 설명 들을 보면서 이젠 정확히 어떤 장면이 향수사진전에 부합하는 지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선족 촬영동호회 회원들 가운데는 한국에 돈 벌로 와서 외로우니까 카메라를 사가지고 풍경이나 인물을 찍기 시작하고, 사진을 한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향수 사진 공모전에 개인적으로 참가한 회원들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출품 작품과 수상 가능성들을 가늠할 만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삼지연 폭포
- 옥천 향수사진전 참가가 연변 조선족 작가들에게 끼친 영향은?
2008년 까지만 해도 연변 시골 풍경과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한국의 장년 층들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데 아무런 꾸밈이 필요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인위적인 설정을 전혀 하지 않고 앵글을 들이밀면 말 그대로 향수를 불러일을킬 정경들이 널려있었지요. 하지만 빠른 경제발전으로 이제는 설정을 하지 않으면 작품을 만들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민족의 성산인 백두산과 두만강, 압록강 등의 자연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해란강과 말달리던 초원은 아직 문명과 자연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을 자태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연길에서도 지용제를 해마다 하고 사진전시회도 같이 하고 있는데 지용제를 아리는데 이 사진전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르던 사람들도 사진을 보면 많은 것을 알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 동호회의 시작과 회원들의 동향은.
지난 1995년 한국에 제가 돈 벌러 와서 일을 하다보니까 내 사진을 올리고 싶어서 2004년부터 서울에서 사진을 배웠습니다. 그러다가 서로 마음에 맞는 조선족끼리 모임을 만들어 인터넷 상에 사진을 올리고, 함께 출사를 나가고, 서로 자기 고장의 포인트를 소개하면서 한사람 두사람 참여하다 보니 지금 정회원이 893명인가 됩니다. 따로 사무실도 필요 없고 회비도 없지만 동호회에 대한 애정과 회원간 결속은 단단하다고 자부합니다. 간단히 설명해 백두산이나 두만강을 주제로 사진 촬영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저에게 연락이 되면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제가 안내하고, 중국 흑룡강이나 적벽에 있는 회원이 그 곳을 찾는 회원들을 안내하는 형식입니다. 공식적인 동호회 사무실은 없지만 인터넷 공간이 모임 장소고 사진촬영하러 같이 다니고, 재미있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백두산 인근 기상대
- 앞으로의 계획은?
기존의 활동을 지속하면서 올해는 서울에서 백두산의 사계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제의 받아 작품들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옥천 향수사진공모전에도 좋은 작품을 출품해 상금도 타고 싶고요. 욕심부리지 않고 저를 필요로 하는 회원들과 연길의 때묻지 않은 풍경들을 변하기 전에 한 컷이라도 더 담아두고 실습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