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종목 위상 공고화, 취약 종목 발전 점검 관심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의 간판 이승훈과 이상화. 사진=연합뉴스
대회 3일차인 21일 현재 대한민국은 금 6개, 은3개 동 5개로 메달순위 1위에 올라 있다. 첫 번째 메달 소식은 19일 공식 개막식이 열리기도 전에 스노보드에서 나왔다. 세계 랭킹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상호가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 최보군은 2위를 차지해 메달을 보탰다.
20일에는 본격적으로 메달 릴레이가 펼쳐졌다. 동계 스포츠 전통의 효자종목 쇼트트랙이 시작됐다. 쇼트트랙 1500m에서 최민정과 박세영이 각각 남녀부문 모두를 석권했고 심석희와 이정수도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이승훈과 김보름, 차민규가 메달 소식을 전했다.
스노보드 대표팀 간판 이상호. 사진=대한스키협회 제공.
김마그너스도 크로스컨트리 1.4km 스프린트 클래식 종목에서 금맥을 캤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한국 대표팀을 선택한 크로스컨트리 유망주다. 올해 20세가 된 그는 한국 국적 선택으로 병역 의무가 주어졌고 본인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 아이스하키, 한일전 승리 이어갈까
남자 4개국(대한민국, 카자흐스탄, 일본, 중국) 여자 6개국(대한민국, 카자흐스탄, 태국, 홍콩, 일본, 중국)이 출전하는 아이스하키의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국과 약소국 간 전력차가 뚜렷한 종목인 아이스하키는 적은 나라가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에서도 그간 한국이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끝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세계 순위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먼저 일정을 시작한 여자팀은 지난 20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0-3 분패를 당했다. 하지만 99년 강원 동계아시안에서의 첫 한일전을 0-25로 완패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남은 일정에서의 선전으로 메달권 진입이 기대되고 있다.
남자팀 또한 지난 대회 동메달보다 나은 성적을 노린다. 남자팀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3-0 으로 승리한데 이어 지난 11일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에서도 승리해 2연승을 거두고 있다. 대표팀은 22일 카자흐스탄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 존재감 드러내는 설상 종목
한국은 동계 스포츠 강국 중 하나로 꼽히지만 빙판 위에서만 강했던 반쪽짜리 강국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스키 등 설상 종목은 한 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만큼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설상 종목 선수들은 치열하게 기량을 갈고 닦았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기수로 뽑힐 만큼 기대를 받고 있는 알파인스키 정동현은 22일과 24일 각각 대회전과 회전 종목에 나선다. 그는 지난 대회에서도 아시아 정상에 오른 바 있어 2연패 달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키점프 대표팀 최서우. 사진=대한스키협회 제공.
# 귀화선수 보기 힘든 아시안게임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종목에서는 전략적으로 외국인 우수 선수들을 한국 국적으로 귀화 시켜 성적 향상을 노리고 있다. 귀화를 추진한 종목은 대표적으로 아이스하키, 바이애슬론, 루지 등이 꼽힌다. 하지만 삿포로에서 ‘푸른 눈의 태극전사’를 보기가 쉽지만은 않다. 규정 등의 이유로 남자 아이스하키 팀을 제외하면 귀화 선수들이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량 향상을 위해 동계 스포츠 강국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바이애슬론 대표팀에는 러시아 출신 선수들이 소속돼 있다. 남자팀의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 여자팀의 안나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바는 이번 대회에 합류하지 못했다. 귀화한 국가에 3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 규정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 1인자 이인복을 비롯해 박지애 정주미 등이 입상을 노린다.
루지 대표팀의 독일 출신 아일린 프리쉐도 이번 대회에서 볼 수 없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루지를 비롯해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 썰매종목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에는 썰매 경기장이 일본 나가노와 한국의 평창 두 곳 뿐이고 썰매 종목에 참여할 나라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