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파리가 알을 낳았던 등의 상처(오른쪽)와 동 전 크기의 말파리 유충(작은사진). | ||
그런데 얼마 후부터 서서히 그의 오른쪽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뭔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상처 부위도 빨갛게 상기되어 갔다. 사태가 이런데도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던 그는 그저 쭉 참고만 있었다.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 또한 단순히 벌레에 물린 것이라 판단했다.
길버리씨가 자신의 두 눈으로 섬뜩한 뭔가를 발견한 것은 그로부터 며칠 후. 옷을 갈아입다 거울에 비춰본 상처 부위에 노란벌레의 머리가 등을 뚫고 튀어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벌레를 짜내고 보니 중남미 말파리의 유충이었다. 3개월 전 그의 등을 문 것은 모기가 아닌 ‘지독한’ 말파리였던 것. 이 말파리는 인간의 피부에다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길버리씨의 몸이 말파리 알의 ‘둥지’ 역할을 해낸 것이다.